꾼들이 머문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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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보라색 추억이 서린 꿀풀꽃

돌산도 천왕산 자락에 숨겨진 사찰인 은적사로 가는 길은 석가탄신일을 봉축하기 위해 찾아가는 불자들에게 산에서 불어오는 솔바람이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하는 것 같습니다. 사찰 초입의 녹음이 짙은 언덕 풀숲에 솔방울 모양의 진보라색 꽃들이 길게 올라온 줄기 끝에서 한창 피고 있으며, 짙은 보랏빛 꽃잎은 초여름 햇살을 받아 색깔도 선명한데다가 꽃모양도 특이합니다. 혀를 쑥 내밀고 있는 것 같은 작은 꽃잎이 무척이나 귀엽고 앙증스러운 이 풀꽃은 꽃잎을 쑥 뽑아서 끝을 쭉 빨면 꿀 같은 단물이 나온다 하여 꿀풀꽃이라 부릅니다. 꿀풀은 산기슭이나 들의 양지바른 곳에서 30cm 정도까지 자라며, 긴 달걀 모양의 잎(2~5cm)은 마주 나고, 줄기는 네모지고 전체에 짧은 털이 있습니다. 꽃은 5~6월경에 진보라색 꽃(3..

꽃마당 2012.06.01

열매의 모양이 바느질 골무와 닮은 골무꽃

연초록빛 새순이 짙어가는 소나무 그늘 아래에 둥그런 잎을 달고 불쑥 솟아오른 꽃모양이 묘한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키가 작고 색깔도 화려하지 않은 꽃이라 가까이 다가가 쭈그리고 앉아 자세히 살펴보니 모자가 달린 연한 자주색 옷만 입었다면 영락없이 지금의 내 모습일 거라는 생각에 쓴웃음이 납니다. 열매의 모양이 바느질 할 때 쓰는 골무와 비슷하다하여 골무라는 이름이 붙은 소박하면서도 은은한 멋을 주는 골무꽃 입니다. 골무꽃은 5~6월경 숲 주변의 약간 그늘진 곳이나 바닷가의 낮은 언덕에서 불 수 있으며, 다 자란 키는 30cm 내외이고, 잎 또한 2cm 정도의 타원형으로 눈에도 잘 띄지도 않습니다. 꽃 모양은 긴 통 모양의 입술 꽃으로 윗입술 꽃잎은 투구 모양이고, 아랫입술 꽃잎은 넓으며, 전체적으로 연한..

꽃마당 2012.05.31

독성을 지닌 열매를 탄생 시키는 순백색의 때죽나무꽃

오늘은 어디선가 풍겨오는 꽃향기에 이끌려 발걸음을 멈추고 두리번거리다 보니 아침 햇살에 초록빛을 발산하고 있는 우거진 나뭇잎 사이에 하얀 꽃이 수줍은 듯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진한 향기와 함께 소박한 순백색의 꽃이지만 꽃이 지고나면 열매가 자라면서 껍질에 강한 독성이 생기는 때죽나무 꽃입니다. 때죽나무는 산과 들의 낮은 지대에서 자라는 나무로 꽃은 5월경에 종 모양의 흰색 꽃이 잎겨드랑이에 2~5개씩 매달려 피며, 달걀모양의 회백색 열매가 9월경에 익으면 열매 껍질이 툭 터지면서 갈색 씨앗이 나옵니다. 나무껍질이 검은색이어서 때가 많은 껍질의 나무라고 불렀다는 설과, 열매 껍질에 독성이 있어 물고기를 잡는데 사용해서 떼로 잡았다하여 떼죽나무가 되었다는 설 등이 있습니다. 영어 이름은 Snowbel..

꽃마당 2012.05.25

하얀 꽃이 별처럼 반짝이는 노린재나무꽃

풀꽃 들이 지고 난 숲속에 지난밤을 하얗게 밝혀주던 별들이 살포시 내려와 초록 잎 위에서 반짝 이는 것 같습니다. 눈꽃처럼 하얀 꽃을 피우지만 나무 이름에서 고약한 노린내가 나는 액채를 분비해서 자신을 보호하는 노린재라는 곤충이 연상됩니다. 이 나무는 우리나라 전통 잿물인 "황희"를 만드는 나무로 나무 가지나 노란색으로 단풍이 든 잎을 태울 때 노르스름한 색의 재가 나온다 하여 노린재나무라 부릅니다. 꽃은 5~월에 새로 난 가지 끝에 꽃잎 보다 길고 많은 수술을 단 하얀 꽃들이 은은한 향기를 풍기며 무리지어 핍니다. 열매는 9~10월에 타원형의 열매가 달리는데, 남색으로 열매가 익으면 노린재나무, 흰색은 흰노린재나무, 검은색은 검노린재나무, 남흑색은 섬노린재나무 라고 부릅니다. 산과 들에 사는 나무나 풀..

꽃마당 2012.05.23

아카시아꽃 진한 향기 바람에 날리던 날

오월의 어느 날 아침 아파트 발코니 너머로 아카시아 나무에 핀 하얀 꽃 위로 아침 햇살이 살포시 내려 앉아 눈부시게 반짝이며 진한 향기를 바람에 날리고 있습니다. 창문을 활짝 열자 때 마침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아카시아 향이 코끝을 스치며 집안으로 풀풀 들어오는 것 같은 기분 좋은 날 입니다. 날씨도 맑고 햇살도 좋은 싱그러운 아침에 "동구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를 흥얼거리며 아카시아 향기에 이끌려 산책을 나서봅니다. 나무에 달린 가시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만 부드러운 잎 사이로 하얀 꽃을 소복이 주렁주렁 매달고 바람이 불 때마다 진한 향기를 날리는 길을 따라 걸다가 가던 길을 멈추고 잎보다 더 많다는 꽃 중에서 몇 개를 따서 입안에 넣고 나니 진한 향기와 달콤한 맛이 입안..

꽃마당 2012.05.18

염주 모양의 열매가 달리는 염주괴불주머니꽃

▲ 염주괴불주머니꽃 풀내음이 물씬나는 산자락 그늘진 곳에 노란 꽃들이 군락을 이루며 지천으로 핀 곳에 꿀벌들이 부지런히 주위를 맴돌고 있습니다. 길쭉한 타원형의 꼬불꼬불한 노란 꽃이 무리지어 달려있는 모습이 색깔에 비해 아름답지 않고, 꽃이 진 자리에 달린 열매는 긴 자루에 염주같이 잘룩하게 들어 있습니다. ▲ 군락을 이루고 피는 염주괴불주머니꽃 염주괴불주머니는 바닷가 모래사장에 나는 두해살이풀로 드물게는 내륙 쪽에서 서식하는 경우도 있으며, 다 자란 키는 40~60cm 정도로 줄기는 곧게 서고 속이 비어 있고, 잎은 길이와 폭이 10~25cm로 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으며, 역한 냄새가 납니다. ▲ 꽃줄기에 여러송이가 피어 탐스러운 염주괴불주머니꽃 꽃은 길이 1.5~2cm의 노란색 꽃이 4~5월에 무리지..

꽃마당 2012.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