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대수림에 가려있는 은둔의 사찰인 은적사
오늘은 불기 2556년 석가 탄신일 입니다.
매년 이 날이 되면 사찰 이름에서 물씬 풍기는 은밀함과 신비로움에
한 번 가보고 싶었던 돌산도에 있는 은적사를 찾았습니다.
돌산도 끝자락에 있는 유명한 향일암에 가려있어
상대적으로 한적하면서도 아담한 절로
예전에는 은적암(隱寂庵) 이라고 하였는데, 현재는 은적사로 개칭되었습니다.
▲ 은적사 입구에서 바라본 천왕산
은적사는 천왕산(384m)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작은 사찰로
고려 명종 때인 1195년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 했다고 하며,
은적사를 세울 때 절 주변 형국이 호랑이가 숨어있는 지세였고,
바다 건너 마주 보는 화정면 개도는 개(犬) 모양으로
두 상극을 막기 위해 난대수종인 후박나무와 동백나무 숲을 조성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 은적사 일주문
▲ 경내로 들어가는 길 양옆의 후박.동백나무 숲
처음 찾아온 사찰이어서 바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 이지만
먼저 사찰을 품고 있는 천왕산에 올라 아름다운 남해 바다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한 스님에게 물었더니 1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다고 합니다.
일주문 오른쪽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니
상록수림 사이로 5월의 초록빛 햇살이 퍼지고 있는 숲 속에
찔레꽃 향기가 가득하고, 산딸기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 천왕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초입
▲ 지천으로 널려있는 익어가는 산딸기
▲ 바위를 타고오르는 마삭 줄기
▲ 그윽한 향기를 풍기는 찔레꽃
▲ 처음보는 야생화
정상을 뒤로하고 한참을 내려오니 앞이 탁 트인 공간이 나타납니다.
바다위에 떠있는 올망졸망한 섬들이
바다에 짙게 드리운 보얀 해무 때문에 선명하지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풍광이 아름다운 돌산도 앞 바다가
짙푸른 소나무 숲 너머로 그림같이 펼쳐집니다.
▲ 해무에 가려있는 돌산 앞 바다
▲ 공사중인 돌산~화태간 연도교
▲ 야생화
구슬 같은 땀방울을 흘리면서
적은 수량이지만 물이 흐르는 계곡에 이르니
절이 가까워 졌는지 스님들의 목탁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 수량이 줄어들어 바닥을 드러낸사찰 좌측 계곡
출발전 스님의 말씀이 한 시간이면 산행을 할 수 있다고 했는데
1시간 30여분이 걸려 절의 경내에 들어서니 보살님들이 점심 공양을 하고 있습니다.
나도 이 대열에 합류를 해서 꿀맛 같은 비빔밥과 함께 후식으로 수박도 한 조각 덤으로 먹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불교에서 시주할 물건을 올리는 의식을 공양이라고 하는데
사찰에서 식사하는 것도 공양이라고 하고, 식사 시간을 공양 시간이라고 합니다.
이때의 공양은 누군가가 공양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을 상기시켜서 시은(施恩)을
잊지 않게 하려는 깊은 뜻이 숨어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식사하는 대중공양에서는
반드시 시은을 상기시키는 의식을 거행한다고 합니다.
▲ 점심 공양을 위해 붐비는 사람들
▲ 오이.미역 냉채와 함께 나온 비빔밥 공양
보살님들이 정성들여 제공하는 점심 공양을 맛있게 먹고 극락전을 찾았습니다.
이곳에서는 부처님 오신 참 뜻을 새기고,
부처님의 자비가 온 세상에 가득하기를 기원하는 봉축법요식이 거행되고 있었으며,
경내 이곳저곳에는 석가모니 탄생을 축하하고,
가족들의 건강과 소원성취를 비는 연등이 걸려있습니다.
▲ 봉축법요식을 거행 하고있는 극락전
▲ 아기부처 목욕을 시키는 것은 마음 속의 번뇌와 망상을 씻어내는 의미라고 합니다.
▲ 가족들의 안녕과 소원성취를 비는 연등
▲ 수명을 늘려준다는 칠성신을 모신 칠성각
▲ 범종
▲ 더위를 식혀주는 약수터
▲ 사찰에서 계곡으로 내려가는 돌계단과 돌담
사찰 뒤로는 큰 바위와 높은 벼랑이 병풍같이 둘러싸고 있고,
앞과 주변에는 난대수종인 커다란 후박나무, 동백나무가 사찰을 가려주어
"은적" 이라는 사찰의 이름이 갖고 있는 의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오래된 사찰의 역사를 말해준는 경내로 들어가는 문 앞의 고목이된 난대 수종
▲ 난대림 사이로 살짝 보이는 사찰
▲ 잉어 두마리 등위에 서있는 부처님과 수천개의 불상
▲ 은적사 수호신인 일주문 앞의 노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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