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디선가 풍겨오는 꽃향기에 이끌려
발걸음을 멈추고 두리번거리다 보니
아침 햇살에 초록빛을 발산하고 있는 우거진 나뭇잎 사이에
하얀 꽃이 수줍은 듯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진한 향기와 함께 소박한 순백색의 꽃이지만
꽃이 지고나면 열매가 자라면서 껍질에 강한 독성이 생기는
때죽나무 꽃입니다.
때죽나무는 산과 들의 낮은 지대에서 자라는 나무로
꽃은 5월경에 종 모양의 흰색 꽃이 잎겨드랑이에
2~5개씩 매달려 피며, 달걀모양의 회백색 열매가 9월경에 익으면
열매 껍질이 툭 터지면서 갈색 씨앗이 나옵니다.
나무껍질이 검은색이어서 때가 많은 껍질의 나무라고 불렀다는 설과,
열매 껍질에 독성이 있어 물고기를 잡는데 사용해서 떼로 잡았다하여
떼죽나무가 되었다는 설 등이 있습니다.
영어 이름은 Snowbell 이라고 하는데
순백색의 꽃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모습에서 지어진 듯합니다.
열매 껍질이나 잎에는 에고사포닌이라는 독성이 강한 성분이 들어있어
이를 찧어 물속에 풀면 물고기가 순간 기절하는 효과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데 썼으며,
비누가 없던 예전에는 기름때를 없애주어서
열매를 찧어 푼 물에 빨래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민간에서는 꽃을 인후통이나 치통에,
열매는 습기로 인해 발생하는 병인 풍습(風濕)에 썼으며,
나무는 목재의 재질이 견고해서 솟대, 찻잔, 지팡이 등을 만드는데 사용했으나
요즘은 꽃이 아름답고 공해에 강해서 관상수나 조경수로 많이 심습니다.
낮은 곳을 향하여 피는 소박한 꽃의 모습에 어울리게
꽃말은 겸손이며,
그 옛날 여름철 친구들과 함께 미역을 감기 위해 냇가에 갔다가
물고기를 잡기 위해 물가에서 자생하고 있는 여뀌풀을 찧어서 풀어 놓고
물고기가 떠오르기를 기다렸던 적은 있어도 때죽나무 열매로 물고기를 잡은 기억은 없지만
별다른 놀이가 없었던 어린시절의 아련한 추억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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