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조사(釣師)의 푸념 새벽 안개가 짙게 드리워진 호수는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듯 우중충하고 을씨년스럽다. 호수를 덮고 있는 희뿌연 안개가 앞이 보이지않는 미궁의 시간을 헤메고 있는 것 같은 요술을 부리고 있다. 이 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지난밤을 하얗게 지새웠을 조사의 회색 잔영이 나타나더니 조사는 중얼거린다. 낚시는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말처럼 그 끝은 안보이지만 기다림은 항상 설레게 한다고. 낚시 이모저모 2020.09.10
길냥이 먹잇감이 된 블루길 블루길이 점령해 대물터로 변한 해창만에서,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밤을 입질 한번 받지 못한채 다음날 정오가 되었지만, 옥수수 미끼에 찌는 미동도 않고, 혹시나하여 우렁이 미끼를 달았더니 바로 들어온 입질에 꾼들의 미운오리새끼 블루길이 쌍으로 낚였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고, 블루길은 배스와 함께 강,하천,저수지 등에 살고 있는 토종물고기나 새우,수서곤충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씨를 말리고 주인행세를 하는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생태교란어종"이다. 생태교란어종을 잡았다 놓아 주는것은 불법행위여서, 이 곳에 자리를 잡고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길냥이에게 던져 주었더니 덥석 물고 쏜살같이 달아 난다. 낚시 이모저모 2020.07.15
초록빛 갈대 숲에 한 점이 되어 오늘도 바람이 불 때마다 일렁이는 초록빛 물결 사이로 갈대숲의 사각거리는 소리와 풋풋한 내음이 고흥호를 넘나들고 있다. 200만평이 넘는 고흥호 물길을 따라 형성된 키가 3m가 넘는 갈대 숲에 자리를 마련하고, 보이지 않는 물 속의 존재와 사투를 준비한다. 준비를 마치고, 내 키보다 큰 갈대가 드넓게 펼쳐진 초록빛 갈대 숲에 한 점이 되어, 고흥사람들의 넉넉한 인심 만큼이나 많은 어종을 보유 하고있는 호수를 바라보며, 이번 출조의 조황을 기대해 본다. 낚시 이모저모 2020.07.09
마름밭에 핀 꽃 뙤약볕이 쏟아지는 어느 여름날 마름이 빼꼭하게 뒤덮은 수면을 땀을 뻘뻘 흘리며 정리하고 찌를 세웠지만, 서산에 해가 지고 어둠의 세상을 지나 새벽여명이 밝아오도록 미동도 않더니, 오늘은 어제보다 더나은 하루를 소원하는 아침해가 떠오르자, 마름 꽃이 수초 위에 하얀 미소를 짓고 피어나고, 오랜 기다림의 또 하나 꽃이 얼굴을 내민다. 낚시 이모저모 2020.06.20
낚시터의 일출 가슴이 두근 거린다. 낚시인의 로망인 4짜의 로망을 이루기 위해 지난밤을 하얗게 지새우다 진한 커피로 어둠을 깨우고 있는데 새벽 안개가 자욱한 수면위로 아침해가 떠오른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나은 하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마지막 남은 한모금의 커피를 마신다. 낚시 이모저모 2020.06.11
계측이라도 해 둘 것을 파르스름한 달빛 아래 밤이 주는 지루함 속에서 쏟아지는 잠을 주체 못했는지 게슴츠레하게 완전히 풀린 눈이 번뜩입니다. 매서운 눈초리로 캐미 불을 뚫어지게 바라보다 달빛이 부서지는 수면 위에서 깜박거리던 캐미 불이 갑자기 사라짐과 동시에 매가 사냥을 하듯이 낚시 대를 낚아채.. 낚시 이모저모 2013.07.29
어느 태공의 달빛 사냥 한여름 대지를 뜨겁게 달구었던 태양이 검푸른 먹구름 사이로 고운 오렌지 빛 노을을 수놓고 어둠에 밀려 자리를 내주려 하려다 아직도 기운이 남았는지 기세가 등등하고 강열한 힘을 발산하며 쉽사리 어둠에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기세를 뽐내.. 낚시 이모저모 2013.07.25
겨울철의 낭만 모닥불을 바라보며 텅~ 텅~ 때그르르 수로 건너편 태공들이 얼음을 깨는 소리에 겨울 수로가 아침 햇살과 함께 잠에서 깨어나고 있습니다. 이 소리에 잠에서 깨어 사람 키보다 더 큰 갈대 사이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이하며 나와 보니 지난 밤 얼마나 추웠는지 서리가 하얗게 내린 낚시대 끝은 몰속에 잠긴 .. 낚시 이모저모 2013.02.07
낚시인의 고민, 낚시터 휴식년제가 시작된다 추강(秋江)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치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無心)한 달빛만 싯고 뷘 배 저어 오노라. 이 글은 조선 초기 성종임금의 형으로 서책과 산수를 가까이하여 문장과 풍류에 뛰어 났으나 34세에 요절한 월산대군의 시조로 월산대군은 세조의 장손이자 숙부인.. 낚시 이모저모 2013.01.28
아차! 뜰채 들고 달려야지 때이른 불법더위로 난리법석을 떨던 지난해 6월, 바람 한 점 없는 계곡지 에서 밤새도록 입질 한번 받지 못한데다 개구리 울음소리에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나니 머리는 하해지고, 몸은 천근만근, 얼른 이곳을 벋어나고 싶다는 생각 외는 아무 생각도 없고, 모처럼 오랜만에 시간을 내.. 낚시 이모저모 2013.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