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대지를 뜨겁게 달구었던 태양이
검푸른 먹구름 사이로 고운 오렌지 빛 노을을 수놓고
어둠에 밀려 자리를 내주려 하려다
아직도 기운이 남았는지
기세가 등등하고 강열한 힘을 발산하며
쉽사리 어둠에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기세를 뽐내며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 같던 해는 사라지고
어둠의 자식들인 태공들만 물가에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이 밤이 오기를
낮 동안 뜨거운 태양아래서
얼마나 고대하며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기다리던 밤은 찾아오고
이들이 소망을 담은 캐미 불을 하나둘 밝히자
하늘에는 별들이, 물 위에는 캐미 불이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오늘은 음력 유월 열사흘 밤
다 차지 않은 보름달이 구름사이로 얼굴을 내밀어
수면 위로 달빛을 쏟아내자 달이 품은 세상이 나타나고
푸르스름한 달빛을 이불삼고,
바람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들어 있는 삼라만상은
마치 달빛이 조각을 해 놓은 것처럼 아름답게 빛납니다.
자정이 넘어가자
하늘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게 개면서
먹구름 사이로 들락날락 하던 달이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자
달빛에 희미해진 캐미 불을 두 눈을 부릅뜨고 바라보던
태공의 눈빛이 점차 생기를 잃어가면서
깊은 상념 속으로 빠져듭니다.
밤하늘에 은가루를 뿌려 놓은 듯 한 은하수 사이로
둥근 달이 떠있는
아름다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물 위의 마름 잎 물방울에
달빛이 부딪혀 부서지면서 생기는
어둠속에서 달빛만이 만들 수 있는 현상입니다.
한 줄기 바람에 달빛이 흔들리자
보이지 않는 끈에 이끌린
하얀 물체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솟구쳐 오릅니다.
달빛 사냥!
초자연적인 현상인지 착각인지
달빛이 만들어낸 사막의 신기루 같은 현상입니다.
아직 서산은 멀었는데
가지 마란다고 아니 갈 것도 아니지만
구름이 만든 산 너머로 달이 넘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이제 달도 서산으로 서서히 기울기 시작하고
달빛도 점점 약해지자
어둠 속을 노려보던 태공에게 긴장감이 흐릅니다.
서산으로 넘어가려면 한 뻠이나 남은 시각
밤새도록 함께해준 나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인지
달빛이 요술을 부리고 있습니다.
어둠과 달빛의 조화!
이 아름다운 자연의 조화를 넋을 잃고 바라보다
달빛과 함께 희미해져가는 캐미 불에 눈길을 돌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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