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이 머문 자리

꽃마당

부르기가 좀 민망한 큰개불알꽃

소석(笑石) 2011. 1. 6. 14:34

 

 

 

 

   ▲ 큰개불알꽃 (2010년 2월 20일 조성수로에서)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이 지나면 피는 큰개불알꽃은

   들꽃 중에서 봄이 오고 있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꽃이라하여

   봄까치꽃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겨울날씨가 풀리면서 파릇파릇 해지기 시작하는 보리밭 둑 가장자리에

   납작하게 누워서 작은 꽃을 피우기 때문에

   흔한 풀이라고 지나치기가 쉬우며,

   일부러 무릎을 꿇고 보지 않는한 꽃을 보기조차 힘듭니다.

 

   이렇게 봄소식을 빨리 알려주는 앙증맞은 꽃이 큰개불알꽃이라는

   민망한 이름이 붙여졌느지 알았겠습니까?

 

   모든 사람들이 꽃이름과 같은 형상을 꽃 속에서 찾으려고 하지만

   열매가 뒤에서 보면 개불알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 큰개불알꽃 열매

 

   그리고 이 꽃의 학명은 베로니카입니다.

   이 학명이 붙은 이유는

 

   예수가 무거운 십자가를 끌고 가실 때 베로니카라는 여성신자가

   예수의 땀을 자신의 손수건으로 닦자 신기하게도 예수의 얼굴이 비치는 것입니다.

   이 꽃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진짜 예수의 얼굴이 보인다 하여 지어졌다고 합니다.

 

   또한 개불알꽃도 있는데

   큰개불알꽃은 1cm가 되지않는 군청색의 꽃을 피우는데 비해,

   이 꽃은 그 보다 작으면서 연분홍색의 꽃을 피우며

 

   큰개불알꽃이 열매의 모양에 따라 부르는 것과 달리

   개불알꽃은 꽃의 모양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 개불알꽃

 

   꽃의 명칭에 비해 봄소식을 가장 빨리 알려주며, 귀엽고 앙증맞은 꽃이

   시들어 맺는 열매때문에 좀 민망한 이름이 붙여진 것은

   그 옛날 우리 선조들의 넘치는 해학을 엿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