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색으로 치장한 초록잎 사이로
하얀 꽃잎이 수줍은 듯이 얼굴을 내밀고
감미로우면서 은은한 향을 내뿜고 있습니다.
하얀 꽃잎이
오월의 아침 햇살처럼 맑기도 하고,
보면 볼수록 고고하게 빛나는 자태가
저리 청초하면서도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우리 집과 인연을 맺은 지 3년이 넘도록
그동안 베란다 정원 한 쪽 귀퉁이에서
얼마나 적응하기가 힘들었는지
가지도 몇 개나 잘라 내면서 까지 입을 꼭 다물고 버티던 녀석이
주인이 얼마나 무심했으면 꽃대를 올린 줄도 몰랐는데
올해는 새순도 하나 올리고, 꽃도 두 송이나 피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잎의 은색 테두리 때문에
은설 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하며,
이름에 걸맞게 순백의 순수함을 닮은 꽃입니다.
눈부시게 하얀 자태는
단아하면서 올곧음의 표상이며, 청렴의 상징이었던
옛 선비를 떠올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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