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이 머문 자리

꽃마당

검붉은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버찌

소석(笑石) 2014. 5. 23. 16:05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열흘을 넘기지 못한다는 말처럼

 

짧고 화려하게 꽃을 피운 벚꽃은

꽃비 내리듯이 하늘하늘 나르다 떨어진 꽃잎이

아름다운 낙화를 남기고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나면

 

 

 

어느새 푸른 잎을 두른 가지에는 

알록달록한 버찌가 주렁주렁 매달려

까맣게 익어 갑니다.

 

검붉은 빛이 반짝이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하나 따서 입에 넣었더니

새콤달콤한 앵두보다 달지는 않지만

쌉싸름한 맛이 군침을 돌게 합니다. 

 

 

 

맛도 맛이지만

고운 빛깔과 신선함에 이끌려

검붉은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열매를 한 웅 큼 따서는

 

입에 넣고 오물거리며

녹음이 싱그러운 벚나무 길을 걷다 보니

손도, 입도, 치아도, 혀도, 검붉은 색으로 물들어 갑니다.

 

 

 

 

체리, 앵두, 버찌는

모두 장미과 식물로

영어로는 체리라고 부르며,

 

체리는 서양산, 앵두는 중국산, 버찌는 한국산,

맛과 색깔은 다르지만

성분은  비슷한 사촌 간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