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흥호 갈대밭
바람 한 점 없는 수면에 40여개의 찌불이 잔치를 벌이는 밤입니다.
어둠을 등에 진 꾼들이 저 찌불이 혼불이 되어 날아오르거나
물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를 미세한 움직임에도 가슴을 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둠이 내려앉은 저수지에 차츰 어둠이 걷혀가고,
우렁찬 수탉의 울음소리에 밤새도록 울어대던 개구리 울음소리도 조용해진
산골을 깨워주는 새벽 여명이 밝아오고 있지만
입질 한 번 받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고흥 슬항지에서 이렇게 하룻밤을 보내고 나서
아직까지 수면위에 떠있는 새벽달을 뒤로한 채
조황이 좋을 때는 4짜 붕어도 나온다는 망상을 접고 고흥호로 이동을 합니다.
▲ 고흥 남양 슬항지
고흥만 방조제에 도착하니 아침 해는 중천에 떠있고,
더위를 패해 갈대밭에 자리를 정하고 나니
드넓은 고흥호에서 불어주는 시원한 바람이
조그만 계곡지에서 주었던 답답한 가슴을 확 뚫어 줍니다.
▲ 구름속에 숨어버린 아침해
물가에 대를 편성해 놓고 파라솔 그늘에 앉아 있으니
밤낚시의 피로가 엄습해 오면서 졸음이 밀려오고
나도 모르게 눈꺼풀이 감겨오면서 꾸벅꾸벅 졸고 있습니다.
▲ 고흥만방조제 입구 아래 갈대밭
얼마 후 입질이 들어오니 반갑습니다.
아쭈리님이 동자개 한 수를 하고.
뒤이어 다혜콩콩님도 첫 입질에 잔챙이 붕어 한 수를 하고나서
24시간 만에 붕어 얼굴을 봤다고 흐뭇해합니다.
▲ 동자개 입질에 놀랬던 아'쭈리님
드디어 다혜콩콩님이 일을 냈습니다.
떡밥미끼에 월척급 붕어를 걸었으나 오랜만에 손맛을 본다고 가지고 놀다가
발밑에서 달아나 버려렸습니다.
▲ 발 밑에서 달아나고있는 월척급 붕어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다혜콩콩님
모두가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리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비록 월척을 낚아 올리지는 못했어도
얼굴도 보고 손맛도 봤다는 여유를 갖고 계속해서 떡밥을 투척해 봅니다.
▲ 떡밥 준비에 여념이 없는 아쭈리님
갑자기 "뜰채" 하는 소리에 쳐다보니
낚시대 휘어짐이 또 대물이 걸린 것 같습니다.
우리는 조용한데 월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 두 회원의 자세는 똑 같은데 - - - 왠지 허전합니다.
물속에서는 세상구경을 하기 싫은 듯 용트림을 하고 있고,
저러다 또 빠져 나가지 하면서 노심초사 하면서
뜰채를 이리저리 대봅니다.
▲ 물 위로 떠오르기를 기다리는 뜰채
그러다 잠깐 얼굴을 보여 주는데 누런 황금빛 잉어입니다.
붕어인 줄 알았는데 잉어가 나타나자
약간의 실망의 빛이 역력하지만 이번에는 놓칠 수 없습니다.
▲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고
별로 크지 않는지 뜰채 안으로 쏙 들어옵니다.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오며,
오랫만에 뜰채 값을 톡톡히 한 것 같습니다.
▲ 뜰채에 빨려 들어오는 잉어
잉어는 보통 50~60cm이고, 최대 120cm까지 큰다고 하며,
잉어 새끼를 발강이(발갱이)라고 부르는데,
정확히 정해진 크기는 없는것 같으며
월척급 전후를 발강이(발갱이)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 얼마나 좋을까?
월척급 붕어를 놓치고 5짜에 근접하는 4짜급 잉어를 낚았습니다.
이걸 보고 "꿩 대신 닭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 순백색 꽃잎과 노란 꽃술이 달린 망초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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