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이 머문 자리

꽃마당

아카시아꽃 진한 향기 바람에 날리던 날

소석(笑石) 2012. 5. 18. 18:36

 

 

 

 

오월의 어느 날 아침 아파트 발코니 너머로

아카시아 나무에 핀 하얀 꽃 위로 아침 햇살이 살포시 내려 앉아 

눈부시게 반짝이며 진한 향기를 바람에 날리고 있습니다.

 

창문을 활짝 열자 때 마침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아카시아 향이 코끝을 스치며 집안으로 풀풀 들어오는 것 같은

기분 좋은 날 입니다.

 

 

 

날씨도 맑고 햇살도 좋은 싱그러운 아침에

"동구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를 흥얼거리며 

아카시아 향기에 이끌려 산책을 나서봅니다. 

 

나무에 달린 가시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만

부드러운 잎 사이로 하얀 꽃을 소복이 주렁주렁 매달고

바람이 불 때마다 진한 향기를 날리는 길을 따라 걸다가

 

가던 길을 멈추고 잎보다 더 많다는 꽃 중에서

몇 개를 따서 입안에 넣고 나니

진한 향기와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히 베어 납니다. 

 

 

 

아카시아 꽃은 초여름에 나무를 뒤 덮은 하얀 꽃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향기도 좋고 꿀은 양도 많고 맛이 좋아서

벌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으로 다른 꿀에 비해 귀하고

가격도 제일 높다고 합니다.

 

 

 

아카시아 꽃말은 우정, 숨겨진 사랑, 희귀한 연애로

시인을 사랑한 여인의 애틋한 사연이 얽힌 전설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오랜 옛날에 하얀 옷을 즐겨 입었던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는데

할 줄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어 

매일 매일 테라스에서 밝을 바라보며 보내던 어느 날

 

아름다운 시를 읊으며 지나가는 한 시인을 보고 사랑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아름다움만 믿고 시인에게 구애를 해 보았지만

시인은 외모 보다는 마음과 언어의 아름다움을 숭배 했습니다.

 

계속되는 구애에도 마음이 돌아서지 않자

마녀에게 찾아가 그녀의 아름다움을 마녀에게 주고,

남자의 사랑을 빼앗을 수 있는 향수를 얻어 와서

 

향수 한 병을 통째로 몸에 바르고 시인에게 다가갔지만

공교롭게도 태어날 때부터 냄새을 맞지 못하는 병을 지니고 있어

사랑을 얻지 못한 그녀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말았는데

그 자리에서 아카시아 꽃이 피어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카시아는 그 여인을 닮은 듯 나무로서는 가구를 만들 수 없고,

 땔감으로도 쓸 수 없는 아무런 가치가 없지만

아카시아꽃 향기만은 오래오래 사람들에게 남아있게 됐다고 합니다.

 

 

 

아카시아는 어릴적 아름다운 추억이 서려있습니다.

가시에 찔려 살갗으로 스며나오는 빨간 피를 보고 놀래서 울었고,

잎가지를 따서 가위바위보로 잎따기 놀이를 하면서 즐거워 했으며,

그리고 달콤한 꽃을 따서 단 맛에 이끌려 자주 먹었던 

꿀맛 같은 어릴적 아름다운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