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들이 지고 난 숲속에
지난밤을 하얗게 밝혀주던 별들이 살포시 내려와
초록 잎 위에서 반짝 이는 것 같습니다.
눈꽃처럼 하얀 꽃을 피우지만
나무 이름에서 고약한 노린내가 나는 액채를 분비해서
자신을 보호하는 노린재라는 곤충이 연상됩니다.
이 나무는 우리나라 전통 잿물인 "황희"를 만드는 나무로
나무 가지나 노란색으로 단풍이 든 잎을 태울 때
노르스름한 색의 재가 나온다 하여 노린재나무라 부릅니다.
꽃은 5~월에 새로 난 가지 끝에 꽃잎 보다 길고 많은 수술을 단
하얀 꽃들이 은은한 향기를 풍기며 무리지어 핍니다.
열매는 9~10월에 타원형의 열매가 달리는데,
남색으로 열매가 익으면 노린재나무, 흰색은 흰노린재나무,
검은색은 검노린재나무, 남흑색은 섬노린재나무 라고 부릅니다.
산과 들에 사는 나무나 풀들은
노린재나무 같이 저마다 재미있는 이름과 슬픈 전설 등을 갖고 있습니다.
며느리의 설움과 아픔이 서려있는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밑을 닦으라고 주었다는
거칠거칠한 잔털이 있는 며느리밑씻개풀.
열매 모양이 마치 개의 불알같이 생겼다는
봄까치꽃 이라고도 부르는 큰개불알풀,
잎을 된장에 넣으면 구더기가 생기지 않는다는
나무지만 줄기가 연약해서 "풀'자가 붙은 된장풀,
그리고 까치다리, 광대수염, 기생초, 도둑놈갈고리, 개구리발톱 등
다소 이채로운 이름도 있지만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접목해서 붙인
우리 조상들의 슬기가 감탄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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