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소생하는 4월이지만
아직은 햇살이 있는 낮 동안은 기온이 큰 폭으로 오르다가
아침저녁으로는 기온이 많이 내려가는 날씨 속에서도
아름답고 울긋불긋한 봄꽃들이 피어 눈부신 꽃 세상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만개한 벚꽃 잎이 눈처럼 흩날리는 날
아침 햇살에 눈부시리만큼 환한 연홍색 복사꽃이
때마침 불어오는 봄바람에 그윽한 꽃향기를 실려 보내고 있습니다.
복사꽃은 동양의 전통적인 선경인 무릉도원을 암시하며,
복숭아꽃이 핀 아름다운 곳이라는 말로
속세를 떠난 별천지를 뜻하며,
속된 인간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말하기도 합니다.
무릉도원(武陵桃源)은 중국 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나오는 가상의 선경(仙景)으로,
한 어부가 물 위로 떠내려 오는 복숭아 꽃잎의 향기에 취해 따라가다
복숭아꽃이 만발한 낙원을 발견하고 며칠간 머물다 돌아와서
다시 찾아갔으나 찾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로만 전해져 내려오고 있으며
인간이 찾을 수 없는 곳으로 별천지나 이상향으로 비유하는 말로 흔히 쓰고 있습니다.
삼국유사에 신라 제25대 진지왕의 사령(死靈)과
산 여인 도화랑(복사꽃 처녀) 사이에 태어나
귀신을 다스렸다는 비형랑(鼻荊郞)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신라에 도화랑 이라는 복사꽃처럼 얼굴이 예쁜 여인이 있었습니다.
진흥왕의 둘째아들 이었던 진지왕이 아름다운 도화랑에 반해서 구애를 했지만
남편이 있는 그녀는 거절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진지왕도 죽고 도화랑의 남편도 죽었는데
도화랑의 남편이 죽고 열흘 만에 진지왕의 혼령이 나타나서
혼자가 되었으니 이제는 함께 사랑을 나누자고 했습니다.
둘은 그날부터 이레 동안 사랑을 나누고 나서
그들 사이에 비형랑이 태어났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도화랑은 진지왕이 죽어서도 잊지 못하고
혼령이 되어 찾아 올 만큼 아름다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복사꽃의 꽃말은 사랑의 노예, 그대의 매력이라고 합니다.
복사꽃은 매화와 생긴 모양이 비슷하지만
매화는 고결함이 좋다고 하지만 너무 냉랭하여 서릿발 같은 것을 느끼게 하고,
복사꽃은 매화처럼 고결한 품위는 없지만 시골처녀 같은 소박함이 있어
고향의 향수 같은 것을 느끼게 하는 꽃입니다.
이 화려한 꽃도 지고나면 고운 속살이 달콤한 복숭아가 열리면
또 다른 매력을 가져다 줄 것 같습니다.
담홍색의 복숭아는 보기만 해도 먹고 싶다는 감흥이 도는 열매로
한입 깨물면 달콤한 향과 맛이 입안 가득히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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