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이 머문 자리

꽃마당

봄비를 머금은 청미래덩굴꽃

소석(笑石) 2012. 4. 24. 14:43

 

 

   ▲ 봄비를 잔뜩 머금은 청미래덩굴꽃

 

줄기차게 내리던 봄비가 그치고 아침 햇살이 반가운 날입니다.

대지는 아직 촉촉이 젖어있지만 반가운 햇살에 이끌려

평소에 자주 다니던 무선산에 올라 봅니다.

 

봄비와 함께 찾아온 봄바람에 벚꽃이며 진달래꽃들이

화사한 꽃잎을 다 떨군 줄 알았더니 더디게 찾아온 봄 때문인지

연녹색 잎이 피고 있는 나무 가지에 하나 둘 달려있지만

한창 피고 있는 진분홍색 철쭉꽃에 가려 그 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 수술이 6개 달린 모양으로 보아 수꽃입니다.

 

숲은 여기저기서 새잎이 올라와 초록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싱그러운 여름으로 가고 있는지 소나무 향기가 전해지는 아래에

작은 꽃들을 모아 공처럼 둥근 모습으로 꽃을 피우고 있는 

청미래덩굴 꽃이 지난밤에 내린 봄비를 잔뜩 머금고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 둥근 공모양의 청미래덩굴곷

 

겨울동안 잎은 다 떨어지고 가시만 달린 줄기에

붉은 열매를 매달고 삭막하기만한 숲에 붉은 빛을 밝히던 청미래덩굴이

어느새 연녹색 새잎을 밀어 올리고 꽃망울을 터뜨려 황녹색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 가지에 달린 가시도 장난이 아닌데 꽃말도 "장난"이라고 합니다.

 

청미래덩굴 꽃은 늦은 봄 4월에 암수가 딴 나무에 황녹색의 꽃이 산형꽃차례로 피며

수꽃에는 6개의 수술이 암꽃에는 1개의 암술이 있으며,

씨방은 긴 타원형으로서 3실이며 끝이 3개로 갈라집니다.

 

 

   ▲ 연녹색 잎과 황녹색 꽃이 싱그러운 청미래덩굴

 

이 작은 꽃이 지면 명감 또는 망개, 맹감이라고 하는  연두색 열매가 열리고,

가을이 되면 아주 붉고 화려한 열매로 변신 하여

산에 오르다 따먹기도 하고 겨울철 산새들 먹이가 되지만

꽃은 눈에 잘 띄지도 않고 수수합니다.

 

 

   ▲ 비를 맞고 고개숙인 진달래꽃과 청미래덩굴꽃

 

꽃 색깔이 눈에 띄게 화려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크지도 않으면서

꽃잎을 뒤로 발랑 뒤집어 놓고 자랑을 하지만

누구하나 꽃으로 보아주는 사람이 없어 화려한 열매에 비해

무척이나 외로운 꽃입니다. 

 

 

   ▲ 무선산 정상의 청미래덩굴 군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