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이 머문 자리

꽃마당

버드나무 중에서 으뜸이라는 왕버들

소석(笑石) 2012. 4. 17. 18:29

 

 

   ▲ 화려한 왕버들 수꽃

 

평소 낚시를 좋아해서 자주 찾는 저수지에

두 그루의 능수버들과 왕버들이 서로 마주보며 늠름하게 서서

농한기에 물이차면 물속에서 농사철이 되어 물이 빠지면 물가에서

저수지를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여름에 낚시꾼들에게는 노거수로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물고기들에게는 소중한 은신처를 제공해 주는

좋은 휴식처이자 고마운 나무 입니다.

 

그 중 능수버들은 3월이 되면서 이미 꽃을 피우고 파릇파릇한 잎을 틔웠지만

왕버들은 4월이 되면서 꽃을 피우고 새잎이 돋아나는 것을 보면

노거수의 느린 봄맞이를 새삼 느끼게 합니다.

 

 

   ▲ 수면위애 드리운 왕버들 가지

 

호숫가나 물이 많은 곳에서 자라며,

지름이 1m 이상 자라고, 20m에 달하는 나무로서

키가 크고 잎도 다른 버드나무에 비해 넓기 때문에 왕버들 이라고 하며,

 

천연기념물 제193호로 지정된 청송 관동의 왕버들은

수령은 수백년 됐을 걸로 추정하고 있으며,

지정당시 나무높이 18m, 줄기둘레 5.64m, 

가지 퍼짐 동쪽 11.8m, 서쪽 11m, 남쪽 6.6m 북쪽 12.2m 였으나

지금은 매우 약화되어 적어졌다고 합니다.

 

 

   ▲ 연두색 잎과 노란색 꽃이 어우러진 왕버들

 

잎은 새로 나올 때 붉은 빛이 돌며  원형 또는 긴 타원형으로

가늘고 긴 능수버들 잎 보다는 통통한  편이며, 하늘을 향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다른 버드나무처럼 줄기가 가늘어 늘어지지도 않고,

가지가 위로 서고 몸집이 커서 웅장한 맛을 풍깁니다.

 

꽃은 잎과 함께 4월에 피며, 암수가 딴 그루에 달립니다.

수꽃은 위로 서고, 길이는 2~6cm에 수술과 꽃샘이 6개씩 이며,

꽃밥은 황색이며, 꽃색은 노랗고, 암꽃에 비해 크고 화려하며,

암꽃은 위로 비스듬하게 서며, 길이는 2~4cm로 1개씩의 암술과 꽃샘이 있고,

수꽃과 비슷하나 작습니다.

 

암나무의 암꽃들은 결실에 성공하면 열매를 부풀려

솜털을 가득 담은 씨앗들이 터져 나오고 바람을 타고

씨앗을 날려 보냅니다.

 

 

   ▲ 하늘을 향해 서있는 왕버들꽃

 

왕버들은 습한 곳에서 자라다 보니 줄기가 잘 썩어 커다란 구멍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 구멍으로 날벌레들이 들어가 죽어서 쌓이게 되고,

죽은 벌레의 "인" 성분이 빛을 내는데 습한 날씨에는 더욱 반짝이며,

밤에는 마치 도깨비가 내는 빛처럼 보인다 해서

"도깨비 불" 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 노란색 꽃 사이로 연두색 잎이 난 것 같은 형상의 왕버들

 

흔히 우리는 버드나무를 가지가 밑으로 길게 늘어져 바람에 흩날리는

수양버들로만 알고 있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들여다보면

연두색 잎과 노란색 꽃이 어우러져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왕버들 멀리 능수버들과 함께 저수지를 지키는 수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