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이 머문 자리

꽃마당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능수버들

소석(笑石) 2012. 4. 12. 19:37

 

 

   ▲ 능수버들 수꽃

 

봄바람을 타고 하늘 거리는 능수버들이

물안개 피어오르는 새벽과 함께 연녹색 빛을 발산하며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해 주고 있습니다.

 

 

   ▲ 연녹색 꽃이 아닌  새잎이 난 것 같은 능수버들

 

버드나무의 종류에는 가지가 길게 늘어지는 능수버들과 수양버들,

냇가나 호수 가에서 자라는 왕버들, 흔히 버들강아지라고 부르는 갯버들,

바구니를 만드는 고리버들, 용처럼 꿈틀거리며 자라는 용버들이 있습니다.

 

"버들"이라는 말은 길게 늘어진 가지가

실바람에도 흐느적거리는 부드럽고 연약한 것을 뜻하는 표현으로

새로 난 가지만 늘어지고, 주된 가지들은 늘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 늘어진 가지에 연녹색 꽃을 달고있는 능수버들

 

가지가 아래로 운치 있게 늘어지는 능수버들과 수양버들은

너무 비슷하여 구분하기가 매우 어려운데,

봄에 새가지가 나올 때 적갈색 인 것은 수양버들,

황록색 인 것은 능수버들이라고 합니다.

 

수양버들은 한자로 수양(垂楊)이라고 하는데,

아래로 드리워지는 버들이라는 뜻에서 온 이름으로

중국이 원산지 이며, 수나라의 양제가 양자강에서 대운하를  만들 때

백성들에게 상을 주며 이 나무를 많이 심도록 했고,

그래서 수양버들이라고 했다고 하나 우리나라에서는 보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나 수양버들 보다 더 낭만적이고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능수버들은

버드나무 과가 그렇듯이 꽃은 암수딴그루 이지만, 암수한그루 인 경우도 있고,

수꽃은 타원형 모양이고, 암꽃은 연녹색 꽃을 피웁니다.

 

 

   ▲ 지금은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강가에서나 볼 수 있는 능수버들

 

경기민요 "흥타령"에 나오는 유명한 천안삼거리 수양버들은

능소(綾紹)의 전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옛날 홀아비 한 사람이 능소라는 어린 딸과 가난하게 살다 변방의 수자리로 뽑혀가게 되었다 합니다.

그는 변방으로 가다 천안삼거리에 이르러 더 이상 어린 딸을 데리고 갈 수 없다고 생각하여

주막에 딸을 맡겨 놓았다고 합니다.

 

홀아비는 딸 능소에게 "이 나무에 잎이 피어나면 다시 너와 내가 이곳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라며

버드나무 지팡이를 땅에 꽂은 뒤 홀로 떠났다고 합니다.

 

어린 능소는 이곳에서 변방에 수자리로 떠난 아비를 기다리며 곱게 자라 기생이 되었는데,

미모가 뛰어난데다가 행실이 얌전해 그 이름이 인근에 모르는 이가 없이 널리 알려졌습니다,

이때 마침 과거를 보러 가던 전라도 선비 박현수 라는 사람이 주막에 들렸다 능소와 인연을 맺게 된 것입니다.

 

박현수는 그 후 장원급제하여 삼남어사를 제수 받고 남쪽으로 내려가다

능소와 다시 상봉한 기쁨을 못 이겨 '천안삼거리 흥~ 능소아 버들은 흥" 하고 춤을 추며 기뻐했다고 합니다.

변방의 군사로 나갔던 능소 아버지도 별 탈 없이 돌아와 곱게 성장한 딸을 다시 만나게 되니

경사가 아닐 수 없어 잔치가 벌어지니 그곳에서 흥타령이 시작되었다고 전해져 옵니다.

 

 

   ▲ 능수버들 꽃말은 "기다림"

 

천안삼거리 공원에 유달리 버드나무가 많은 것은

능소와 헤어질 때 능소의 아버지가 꽂았던 버드나무 지팡이가 자라서 퍼진 것이라 하며,

천안삼거리에 휘휘 가지를 드리고 있는 버드나무들은

이래서 능소버들 또는 능수버들 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 새벽 여명과 함깨 아침을 여는 능수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