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디 붉은 동백꽃을 보면
전통 결혼식에서 붉은색이 악귀를 물리친다는 결혼식의 신성함을 지키기 위해
신부의 이마와 양 볼에 찍은 연지곤지가
동백 꽃잎을 살짝 따다가 붙여 놓은 것 같은 연상이 듭니다.
동백꽃은 이른 봄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가
늦은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만들어진 꽃눈이
겨울이 되어 날이 추워지면 잎사귀 사이에서 부푼 꿈을 품은 동그란 눈을 내밀고
겨울을 응시하다가 봄이 오면 다시 한 송이 꽃으로 태어납니다.
동백나무는 한겨울에도 꽃이 핀다하여 동백(冬栢) 이라고 합니다.
추위에 잘 견디는 소나무.대나무.매화를
추운겨울의 세 벗이라는 뜻으로 세한삼우(歲寒三友)라고 하지만
한겨울에 소나무.대나무는 푸른 잎을 지니고 있지만 꽃이 없고,
매화는 꽃이 있지만 푸른 잎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동백은 한겨울에도 푸른 잎과 꽃을 가지고 있어
더 높이 치켜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짙푸른 잎사귀 사이에 붉은 꽃잎과 샛노란 꽃밥이 만들어 내는 조화는
그 어느 나무도 만들어 낼 수 없는 동백나무만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으로
여수 오동도에서 푸른 바다와 파도소리와 함께 하면
그 아름다움이 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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