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이 머문 자리

일상의 모습과 글

겨울이 가면 봄날은 온다

소석(笑石) 2012. 3. 2. 17:50

 

   ▲ 청미래 덩굴 열매

 

매일 아침 뜨는 눈이지만 오늘은 확연이 느낌이 다릅니다.

하룻밤 사이에 봄이 찾아 온 것 입니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자연의 이치인데

왜 이렇게도 반가운지 모르겠습니다.

 

남녘에서는 벌써 봄기운을 받은 나무의 겨울눈과 꽃눈은

생기가 돌아 부풀어 오르고, 봄의 전령사인 동백꽃과 매화꽃은

이미 서둘러 피었다고 합니다.

 

   ▲ 오리나무 꽃이삭과 겨울눈

 

그런데 하룻밤을 보내고 나니

전국에 비가 내리고, 강원 산간에는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벌써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찾아왔습니다.

앞으로 꽃샘추위가 자주 찾아와 봄꽃이 예년보다 이삼 일 정도

늦게 핀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찾아온 봄 날씨에 가까운 산을 찾았습니다.

우수가 지나서 그런지 골짜기에 꽁꽁 얼었던 얼음도 풀려

바위틈 사이 고드름 밑으로 맑은 계곡물이 졸졸 흐르고 있고,

 

   ▲ 계곡의 고드름

 

겨울 내내 새빨간 빛을 발산하며 새들을 유혹하던 청미래 덩굴 열매가

어느덧 그 빛을 잃어가고 있으며,

산야에 쓰러진 잡목이나 고목나무에 바짝 말라 꽃처럼 피어있던 

이름 모를 버섯도 생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 잡목에 핀 버섯꽃

 

반면에 산골짜기를 타고 흐르는 물소리가 힘차게 들리고,

새들의 노래 소리가 산의 정적을 깨우며,

떨어지는 낙엽과 삭아 내린 풀 속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소리에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음을 듣습니다. 

 

   ▲ 골짜기 옆 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