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미래덩굴
요즘같은 초겨울 산행을 하다보면
햇볕이 잘 비추는 산자락 앙상한 덤불속에
새빨간 열매가 아직도 잎을 매단 채 아름다운 빛을 발산하고 있지만
그냥 무심코 지나치기가 십상입니다.
어린시절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가끔 산행을 하는 길에
유난히 붉고 탐스러운 열매를 보고 따먹으면
보기와 달리 속살은 없고 씨앗만 씹히면서 맛은 없지만
먹을 것이 귀한 겨울철 숲에서는 산새들의 귀중한 식량이 됩니다.
▲ 이른 봄 새잎과 꽃봉오리
청미래덩굴은 명감나무나 망개나무라고도 부르며
암수딴그루 나무로 암나무는 꽃이 피고 열매도 열리지만
숫 나무는 꽃이 피어도 열매는 열리지 않습니다.
잎으로 감싸 만든 망개떡은 옛날부터 경남일대에서
즐겨 만들어 먹던 우리 고유의 떡인데 망개 잎으로 싸서 망개떡을 찌면
서로 달라붙지 않고 잘 쉬지도 않으며 향기도 배여 독특한 맛을 낸다고 합니다.
뿌리는 한방에서 토복령(土茯笭)이라고 부르고,
중국에서는 산귀래(山歸來)라 하여 매독 치료제로 썼으며,
우씨가 청미래 뿌리로 식량을 하고 도 남았다 하여
우여량(禹餘糧)이란 이름도 있습니다.
"산귀래"라는 이름과 관련한 이야기로
옛날 중국에서 아내 몰래 바람을 피우다 매독에 걸려 죽어가게 된 남편을
아내가 미워서 산에다 버렸는데
남편은 허기져 풀숲을 헤매다 청미래덩굴 뿌리를 발견하고
배고플 때마다 그 뿌리를 캐서 먹었는데
어느새 병이 나아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하여 "산귀래"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 새빨간 청미래덩굴 열매
청미래덩굴은 가시덩굴 나무로만 알고 있었는데,
뿌리가 상당히 크고 굵은데다가 녹말이 많이 들어있어서
충분히 식량대용으로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옛날부터 우리나라나 중국에서 흉년이 들었을 때
구황식품으로 먹었는가 하면 항염, 항균성을 지니고 있어
온갖 독을 풀고, 성병이나 암치료 등에 효능이 있으며,
특이한 질환이 없더라도 뿌리를 달여서 가까이 두고 복용을 하게 되면
중금속의 해독이나 인체에 쌓이기 쉬운 독소 배출과 혈액의 정화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청미래덩굴은 백합과에 속하는 덩굴식물로
백합과 식물은 거의 초본이어서 화석이 되기가 어려운데
1억년으로 추정되는 화석식물이 발견되면서
백합과 식물의 역사를 바꾸어 놓았다고 합니다.
▲ 청미래덩굴 가시는 장난이 아닌데, 꽃말도 "장난" 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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