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이 머문 자리

꽃마당

불그스레한 홍조를 띤 다육이

소석(笑石) 2012. 1. 31. 13:27

 

 

 

▲ 곱게 물이든 금황성

 

오늘 아침도 아파트 발코니에 올망졸망하게 자리를 하고있는

예쁘고 앙증맞은 다육이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중 유난히 붉은 홍조를 띠고 수줍은 듯 살포시 미소를 짓고 있는 녀석의 모습이

치 잘 익은 복숭아의 노랗고 빨간 고운 색깔을 연상케 합니다.

 

다육이는 자연광을 받으면서 자라야지 베란다에서 키울 경우

유리를 통과한 햇볕이 자외선을 차단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색깔을 얻을 수 없다하여

겨울에도 낮 동안 햇빛을 듬뿍 받을 수 있게 창문을 열어두는 등

정성을 다해 키운 아내의 소중한 결과물 입니다.  

 

 

▲ 아파트 발코니 다육이들

 

다육식물의 잎은 성장기인 봄.여름을 지나  겨울철에 색이 변하는데

흔히들 물이 든다고 합니다.

낙엽수 잎이 가을에 단풍이 들어 온 산을 물들인 다면

다육식물은 아파트의 발코니나 주택의 베란다 실내에서 가을부터  조금씩 물이 들어가다 

겨울철에 화려하게 변신을 합니다.  

 

 

▲ 외쪽 청성미인, 오른쪽 치와와엔시스 

 

다육식물 잎의 색깔이 변하는 현상은

잎에 백분(분가루)이 덮여 있는 경우,

잎에 독특한 무늬(붉은색, 갈색 등)를 가진 경우,

조건에 따라 잎이 붉게 또는 노랗게 물드는 현상,

금(錦)이라고 하는 엽록소 결여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일곱가지 복을 준다는 칠복수 

 

백분은 강한 햇볕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다육 잎들이 분비하는 epicuticular wax 라고 하는 왁스 질 결정으로

햇볕을 많이 받을수록 백분이 더 많이 생기게 된다고 합니다.  

 

 

▲ 백분이 하얗게 덮여있는 파랑새 

 

또한 다양한 색깔(갈색, 붉은색)무늬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지나치게 강한 햇볕(자외선)으로 인해 엽록소가 파괴되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을 하며, 

햇볕이 강할수록 무늬도 더 많아지고 선명해 진다고 합니다. 

 

 

▲ 피멍이 들어있는 연봉 

 

금(錦)이라고 하는 엽록소 결여 현상은

잎에 비정상적인 흰색 또는 노란색의 반점이나 줄무늬를 가지고 있는 경우로

그 다육식물 이름 뒤에 "금"이라는 말을 붙여서 표현합니다.

 

이러한 "금"이 나타나는 이유는 그 부분을 구성하는 식물세포의 엽록소 합성에

이상이 있기 때문으로, 엽록소 형성에 필요한  100여개 이상의 유전자 중

어느 하나가 파괴되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세포로 구성된 조직은 옅은 색(금)을 띠게 되는데,

부가적인 특별한 색소의 존재 여부의 양에 따라 노란색 혹은 흰색을 띠게 됩니다.

 

 

▲ 그리니 목대 

 

겨울철에만 볼 수 있는 빨갛고 노랗게 물이 드는 현상은

다육식물의 잎이 노랗거나 빨갛게 물들기 위해서는 강한 햇볕, 저온에 일교차가 클 것,

물주기를 줄일 것, 이세가지 조건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란색으로 물드는 이유는

다육식물의 잎에는 노란색의 색소가 원래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만 평소에는 엽록소의 녹색 빛 때문에 나타나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강한 자외선과 저온으로 인해 엽록소가 쇠퇴하게 되면 노란색 색소가 드러나게 된다고 합니다.

 

 

▲ 노랗게 물이드는 청옥 

 

붉은색으로 물드는 이유는

붉은색은 노란색으로 물드는 경우보다 한 단계를 더 거친다고 합니다.

강한 자외선과 저온으로 인해 엽록소가 쇠퇴하는 것에 덧붙여

추가적으로 "안토시아닌" 이라고 하는 붉은색 색소가 만들어 진다고 합니다.

 

즉 저온상태가 되면 잎에서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진 당(포도당) 성분이

식물체내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머물게 되는데

이 당 성분이 분해되어 안토시아닌 색소가 만들어 집니다. 

 

이런 사유로 물을 주면 붉은색이 빠지게 되는데

잎이 수분을 많이 보유하게 되면 수분이동을 통해 당성분이 식물체 다른 곳으로 쉽게 이동하게 되고,

그만큼 붉은색을 내는 안토시아닌 색소의 형성이 적어지기 때문입니다. 

 

 

▲ 붉게 물드는 화재 

 

따라서 다육식물 잎의 무늬발생과 물드는 현상은

자외선과 저온의 역할에 따라 같은 종의 다육식물이라도 물드는 색깔의 차이가 생기므로

색상이 짙고 무늬가 선명한 다육식물을 보고 싶다면 햇볕이 유리를 통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직사광선을 직접 쬐어 주어야 합니다.

이는 태양광선에 포함된 자외선이 대부분 유리에 의해 차단되기 때문입니다.

 

주택과 아파트의 베란다나 발코니 실내에서 자라는 다육식물이 

노지에서 직사광선을 받으면서 자라는 다육식물에 비해 물도 덜 들고

무늬도 덜 선명하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겨울철에도 낮 동안에는 창문을 수시로 열어주어

직사광선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면

꽃보기가 힘든 겨울철에도 집안에서 꽃 보다 더 예쁜 다육이를 만나 볼 수 있습니다. 

 

 

▲ 신비로운 빛이라는 오로라 

 

 다육식물은 종류만 해도 수천가지고,

같은 종이라도 모양은 같으나 햇빛, 일교차, 물주기에 따라

색깔이나 무늬가 다양하여 정확하게 구분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