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이 머문 자리

조행기

세찬 바람속 월척찌가 솟아 오르다

소석(笑石) 2011. 4. 22. 15:00

 

   ▲ 물골쪽 뗏장수초 포인트

 

   어느새 일주일이 후딱 지나고 금요일입니다. 

   날씨는 화창한데 바람이 심하게 불어 조금은 걱정이 되지만

   이번 주말도 날씨와는 상관없이 대어를 꿈꾸며 출조에 나서봅니다.

 

   4월 15일 퇴근하기가 바쁘게 여수에서 저녁 7시경 회원 4명과 함께

   출발하여 가는길에 함께 동승한 사커님의 글이 생각납니다. 

 

   “풍성한 조과는 뒷전이고 물가에 가는 것 만으로도 즐겁다고”

   항상 출조 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인 초등학생 소풍가는 기분으로

   장흥 지정지에 도착하니 이 곳은 바람이 더 심하게 불고 있습니다. 

 

   ▲ 앙증맞은 들꽃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장비를 설치하고 캐미를 단 찌를 세워보지만

   출렁이는 물결에 입질을 확인하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회원 몇 분은 잔챙이 몇 수를 했다는 소리가 들립니다.

 

   밤 늦게 도착해서 그런지 시간은 어느새 자정을 훌쩍 넘어가고

   바람때문에 파라솔 텐트를 설치 하지 못한 회원들이

   많이 내려간 밤기온을 뒤로하고 하나 둘 텐트로 들어가 잠을 청합니다. 

 

   ▲ 세찬 바람에도 끄떡없는 텐트

 

   새벽 여명이 밝아 올 무렵

   바람은 많이 잦아 들었지만 세찬 바람은 여전히 간간히 부는 가운데

   미끼를 새것으로 갈아 주려고 채집망을 확인해 보니 새우 두마리가 보입니다.

   할 수 없이 짝밥(지렁이,떡밥)을 달아 던져놓고 나니 잔챙이가 설칩니다.

 

   ▲ 새벽 여명이 붉게 물들고

 

   아침 9시 30분경 아쭈리님이 엄청나게 큰 가물치를 걸었는데

   뗏장수초를 감아버려 수초제거기 2대를 동원하는 등 안간힘을 다했지만

   원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그만 놓치고 말았습니다. 

 

   ▲ 대형 가물치와 싸우는 중

 

   그로부터 한시간 여가 지난 10시 30분경 참붕어를 단 2.4칸 대에 입질이 들어옵니다.

   챔질 순간 월척이라는 감이 손바닥을 통해 전해집니다.

   뜰채도 없이 조심스럽게 올려놓고 보니 월척급(33cm) 붕어입니다.

 

   ▲ 33cm급 붕어

 

   월척을 잡고 나서 30여분이 흐른 시각

   아직도 뛰는 가슴이 진정이 되지 않았는데 같은 장소에서 찌가 다시 솟아 오릅니다.

   챔질을 하는 순간 이건 완전히 대물입니다.

 

   2.4칸 낚시대가 휘어지고, 원줄은 물속으로 쑥쑥 빨려 들어가는데

   낚시대가 부러지고 원줄은 끊어 질 것 같아 심장 박동수는 올라가고,

   마음이 조마조마 합니다.

 

   한참 후 가물치가 모습을 들어내다 수초를 감고 들어가 버립니다.

   어쩔 수 없이 다혜콩콩님의 도움을 받아 물가에 올려 놓고 보니

   거의 60cm에 육박하는 가물치입니다.

 

   ▲ 60cm급 가물치

 

   점심을 먹고나니 바람은 여전하지만 물색이 점점 좋아집니다.

   잠시 시간을 내서 회원들의 살림망을 확인해 보니

   5∼9치급 붕어 마릿수와 가물치도 30∼40cm급을 1∼3수씩 했습니다.

   가물치 입질이 잦은 걸 보니 산란철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 금방 잡은 월척과 함께

 

   해가 지고 나니 낮동안 심하게 불던 바람은 자고 밤낚시가 기대됩니다.

   입질이 뜸한 초저녁 무렵 순천에서 지인들이 

   여기까지 위문차 다녀 가고나서  

 

   ▲ 위문차 찾아온 지인들과 함께

 

   검은 구름이 잔뜩 끼었던 하늘에 보름달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10시 30분경 다혜콩콩님의 떡밥낚시에 9치급을 올리는 등

   잠깐 입질을 보이다 맙니다.

   보름달이 뜨면 입질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애꿎은 달을 원망해 봅니다.

 

   ▲ 한밤중에 올라온 준척

 

   밤사이에 조용하던 바람이 날이 밝으면서 다시 불기 시작하고,

   아침 9시경 다혜콩콩님의 낚시대에 걸린 가물치(50cm급)가

   물위로 떠올랐다가 수초 속으로 들어가기를 몇 번 반복하는데

   본인은 정작 느긋하게 손맛을 즐기고 있지만

   옆에서 구경하는 우리는 마음이 조마조마 합니다.

 

   ▲ 앙탈을 부리는 가물치

 

   ▲ 항상 이런 날만 있었으면

 

   정오가 가까워지면서 물색은 다시 좋아지나 입질은 없고

   아쉬움을 뒤로 하고 철수를 시작해 봅니다.

 

   ▲ 하얀 민들레와 하얀 나비

 

   이번 출조에서 물골쪽 뗏장수초에 자리한 붕어사랑님이 월척급 3수, 중치급 이상 20여수,

   가물치(30∼50cm급) 4수, 다헤콩콩님이 붕어 9치급 1수, 가물치(30∼50cm급) 8수,

   소석님이 붕어 월척(33cm) 1수, 가물치(30∼60cm급) 3수, 아쭈리님이 붕어 중치급 20여수,

   사커님이 붕어 중치급 10여수, 가물치(30cm급) 1수 등 조과를 올렸습니다.   

 

   ▲ 세찬 바람속 2박3일간의 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