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이 머문 자리

조행기

붕어보다 가물치 입질이 활발한 신양지

소석(笑石) 2011. 4. 12. 20:48

 

 

   ▲ 신양지 하류 제방쪽 전경

 

   요즘 한창 만개한 벚꽃을 찾아서 섬진강 변으로,

   진달래가 유명한 영취산을 찾아 가족이나 연인.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모습이 정겹고, 행복해 보이는 주말이지만

   아직까지 봄철 특수를 맛보지 못해 이번 주(4월9일)에도 회원 6명이 출조 했습니다. 

 

   출발 할 때 까지도 장소를 정하지 못하고 벌교 낚시점에서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고흥권 유명한 낚시터인 봉암지, 내봉지와 함께 굵은 씨알 터로 잘 알려진

   신양지로 가기로 정했습니다. 

 

   신양지는 봄철 산란기 때 호황을 보이는 곳으로 여름에 잠깐 주춤하다가

   한 겨울로 갈수록 마릿수는 줄어들지만 씨알이 굵어지는 

   특징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 신양지 상류쪽 갈대.부들밭


   오후 3시경 신양지에 도착하니 꾼들은 하나도 없고 조용하기만 합니다.

   주 포인트인 상류 쪽 갈대와 부들 수초 밭은 지난겨울 평탄작업을 하면서

   사라져 버렸으며, 그나마 남아있는 곳은 삭은 수생수초가 꽉 차 있고,  

   물색은 맑으나 참붕어와 새우가 떼 지어 몰려다니고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그러나 삭아 내린 수초 밭 공간에 찌를 세워 보지만 밑 걸림이 많고,

   찌도 서지를 않는 등 수심을 맞출 수가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수초 밭 주변을 포기하고 수초가 없는 제방 아래쪽에 자리를 정했습니다.

 

   ▲ 회원들이 자리한 신양지 남쪽 제방


   대를 편성한 후 미끼를 달아 던져 놓고 얼마 안 있어

   잔챙이와 살치가 떡밥에는 조용하다가 지렁이에는 금방 입질을 보입니다


   해가 지려면 아직 멀었는데 저녁을 먹고 자리에 가보니 찌 이동이 심상치 않습니다.

   참붕어 미끼를 단 3.2칸대 끝이 휘어지고 찌가 앞으로 많이 이동을 했습니다.

   살짝 들어보니 인접해 있는 낚시대 3대 줄을 감고

   50cm급 가물치가 요동을 치고 올라옵니다.

 

   ▲ 50cm급 가물치


   저수지에 어둠이 내리고 잡어인지 잔챙이인지는 몰라도 간간히 입질은 들어오지만,

   헛챔질을 몇 번 한 후 새우로 미끼를 갈아주기 위해 채집망을 확인해 보니

   낮에 많이 보이던 새우가 한 마리도 들어있지 않습니다.

 

   ▲ 어둠이 내리는 신양지 들녘


   낮에는 참붕어, 밤에는 새우 미끼로 대어를 노렸는데 참 난감합니다.

   그렇게 밤은 깊어가고, 기온도 많이 내려가자

   회원들이 심야토론을 위해 하나 둘 텐트로 모여듭니다.

 

   ▲ 한 밤중에 초생달을 찍었는데 - - -


   다음날 새벽 여명이 밝아오면서

   밤새도록 대어들의 입질 한 번 받지 못한 탓인지 졸음과 허탈감이 밀려오고

   아침 해가 떠오를 때 까지 별다른 입질은 없습니다.

 

   ▲ 신양지의 일출


   갑자기 회원 한 분의 큰 소리가 들립니다.

   조금 전까지 텐트 속에서 자고 있었는데 대물이 낚시대를 끌고 다닌다는

   다른 회원의 소리에 벌떡 일어나서 확인해 보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소리로

   멀리서도 낚시대가 저수지 수면을 둥둥 떠다니는 것이 보입니다.


   평소 이럴 때를 대비해서 릴을 가지고 다니는 회원이 달려가서

   야단법석을 떤 후에 간신히 건져 올려놓고 보니 60cm급 가물치 입니다.

 

   ▲ 60cm급 가물치


   이 때부터 미끼를 참붕어로 갈아 끼우고 조용히 가물치를 기다려 봅니다.

   얼마 후 두 분의 회원이 연달아 40cm급 가물치를 낚고 나서

   준척급 붕어도 3수나 올렸습니다.

 

   ▲ 준척급 붕어


   신양지는 전형적으로 낮 낚시 보다는 밤낚시에 씨알 굵은 봉어가 올라온다는데

   오늘은 아침 해가 올라오면서 잠깐 활발하던 입질이

   아침 11시가 다 되도록 입질은 뚝 끊어지고 조용합니다.

 

   ▲ 잔잔한 수면이 한가롭게 느껴지는 신양지 풍경


   무료한 가운데 물가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참붕어 모습을 쳐다보다

   떡밥을 조금씩 주어도 본채 만채 하는 것이 이상해서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숫컷들이 산란장소를 마련하고 다른 숫컷 들에게 빼앗기지 않고

   암컷을 유인하기 위해 공격적인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 산란장소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참붕어

 

   ▲ 체고가 크고 검은색 빛이 나는 것이 숫컷, 작고 노란색 빛이 나는 것이 암컷 참붕어 


   초봄부터 한 주도 빼지 않고 출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어를 만날 기회를 만나지 못해 맥이 빠져있지만


   참붕어 산란시기가 다가온 것 같습니다.

   참붕어 산란기 특수상황을 또 한번 기다려 보지요.

 

   ▲ 신양지의 들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