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정지 매화나무 밭 포인트
낚시인들의 마음을 설래게 하는 초봄은 실종되어 버리고,
예년같으면 어디서 봄 붕어가 터졌다는 소리가 들릴만도 한데
아직은 조용합니다.
입춘.춘분이 지난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꽃샘추위 바람이 불어
피부로 느끼는 체감온도는 더 낮습니다.
당분간은 두툼한 겨울옷을 더 입어야 될 것 같습니다.
우리 속담에 “2월(음력) 바람에 김치 독 깨진다”는 말이 있듯이
매섭고 찬바람이 부는 것은 바람신(風神)이 샘이나서 꽃을 피우지 못하게
바람을 불게 하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2월 바람을 꽃샘이라고 부릅니다.
▲ 민들레꽃
매화꽃 향기와 함께 뗏장수초속 대물을 기대하며
이번 출조(3월 26일)는 우리가 항상 찾는 관산읍 지정리 저곡마을에
위치한 지정지를 지나서 고개넘어 산정마을 앞 야산 끝에 자리한
또다른 지정지로 정했습니다.
▲ 수면위를 날으는 갈매기 때들
산천초목이 깨어나지 않은 새벽 어둠을 뚫고 현지에 도착하니
어둠은 걷히고 아침 햇살을 받은 새하얀 매화꽃이 우리를 반깁니다.
매화나무 밭 언저리 물가 수면은 삭은 뗏장수초로 덮여 있어
낚시대를 담그면 금방이라도 대물이 찌를 올리고 솟아 올라 올 것 같습니다.
▲ 뗏장수초 포인트
그러나 하루 먼저 출발한 회원님에게 조황을 물어보니
지난 밤에는 전혀 입질이 없었고 날이 밝으면서 잔챙이 입질에
짧은 대 2대도 바쁘다고 합니다.
살림망을 확인해 보니 잔챙이 10여수가 고작입니다.
▲ 잔챙이 입질에 짧은대 2대
대물은 고사하고 중치급이라도 입질을 해 주었으면
바람이 세차게 부는 가운데 자리를 정하고 대를 편성한 후,
짝밥(지렁이,떡밥)을 달아 투척하고 찌가 서자마자 입질이 들어옵니다.
찌놀림이 건방진게 전형적인 잔챙이 입질입니다.
▲ 세찬 바람에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파라솔 텐트
시간이 흐를수록 수온이 오르면서 잔챙이들은 더 성화를 부립니다.
심한 바람에 수면이 출렁거려 챔질 타이밍을 맞출 수가 없어 헛챔질이 일쑤고,
헛챔질에 번번히 낚시대에 걸려 올라오는 삭은 수초 때문에 차츰 짜증이 납니다.
▲ 무료할 때는 이 방법이 최고
수온이 가장 먼저 오른다는 수초속에서 대물이 금방 입질을 할 것 같은데
소식은 감감하고, 대물에 대한 욕심은 버려야 될 것 같습니다.
손맛을 느낄수 있는 중치급을 기다려 보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습니다.
▲ 고개 넘어 지정지로 새우 잡으러
어둠은 소리없이 내리고 밤낚시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이른 저녁을 먹고 나니 바람이 많이 잦아 들었습니다.
캐미를 달고 미끼도 새우로 갈아 주고나서 찌불을 응시해 보지만
잔챙이 입질도 뚝 끊어지고 적막감만 돕니다.
▲ 아름다운 밤 매화꽃
밤 기온은 계속 내려가고,
차라리 낮에 극성을 부리던 잔챙이 입질이 그립습니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함께한 회원들을 찾아가다 밤하늘을 쳐다보니
별들이 총총히 떠있는 것이 내일은 날씨가 좋을 것 같습니다.
▲ 밤 매화꽃 나무에 걸린 반달
새벽 여명과 함께 아침은 밝아오고
새벽 6시경 텐트에서 나와 미끼를 새것으로 갈아주기 위해
지렁이를 달고 손을 씻기위해 물통에 손을 담그니 얼음이 얼었고,
뗏장수초 에도 살얼음이 얼었습니다.
▲ 매화꽃 사이로 해는 뜨고
▲ 잔잔한 수면 위로 솟아오르는 해
해가 떠오르면서 잔챙이 입질은 다시 시작되고,
개채수가 얼마나 많은지 머리, 배, 지느러미에 바늘이 걸려 올라옵니다.
심지어는 두마리가 한꺼번에 올라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 뗏장수초에서 올라온 5치짜리 붕어
이제는 요동치는 찌놀림을 멍청히 쳐다보기만 하지
얼른 손이 낚시대에 가지를 않는것이 철수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주변에 있는 낚시장비를 주섬주섬 챙겨서 가방에 넣어봅니다.
▲ 맑은 하늘에 한가로이 떠있는 구름
산란 전 특수를 보기위해 연 4주째 도전한 이번 출조에서도
중치급 이상은 입질도 받아 보지도 못했지만,
이번 주말에는 4전5기에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 새 순이 나고있는 두릅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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