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안개 피는 지정지
봄에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풀렸다 다시 찾아오기를 반복하더니 이번 주 금요일 오전부터차츰 풀리고,
주말에는 기온도 올라가고 날씨도 좋다고 합니다.
잠깐 꽃샘추위 기세가 한 풀 꺽인 주말을 그냥 보낼 수 없어
지난 주 시조회에서 대어급은 만나지 못했지만 초봄 붕어의 활발한 입질을 보여 주었던
장흥 지정지를 3월 11일 다시 찾았습니다.
▲ 지정지 들꽃
이 곳은 봄철 입질이 가장 빨리 들어오는 평지형 저수지로,
우리가 자리한 수초대는 빠른 수온 상승으로 미생물의 번식으로 인해 물색이 변하여
붕어의 은신처 역할과 먹잇감이 풍부하여 낮에도 대어를 만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반면
밤에는수온이 빠르게 하강하기 때문에 오히려 입질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 연안에 수초가 잘 발달된 지정지
낚시터에는 해지기 2∼3시간 전에 도착하여 모든 준비를 마치고,
해가 지고 난 후 연안으로 먹이활동을 위하여 나오는 대어를 기다리라고 했는데
함께한 회원들과 함께 뗏장수초와 갈대수초에 포인트을 정하고,
대를 편성하는 등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니 밤 11시가 훨씬 넘었습니다.
초저녁 붕어 회유 시간대인 10∼12시에는 낚시장비 설치하는라
연안에 머루르고 있던 대물은 은신처로 다 도망가 버리고,
새벽 회유 시간대인 2∼4시를 노려야 하나 아쉬운 마음에 캐미를 달고
찌불을 쳐다보고 있는데
얼마 안있어 함께한 회원으로 부터 월척소식이 들려옵니다.
나도 행여나 하고 기다려 보지만 찌불은 찔금거리기만 할 뿐 좀처럼 올리지를 못하고
그렇게 자정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 새벽 여명이 희미하게 밝아오는 지정지
아직 날이 밝으려면 한 참을 기다려야할 새벽 4시 30분경 텐트에서 나와
별이 총총한 하늘을 쳐다보다 내 자리로 가서 미끼를 싱싱한 것으로 갈아주고,
조용히 기다려 봅니다.
▲ 지정지 수면위를 날으는 두루미
반가운 첫 입질이 들어옵니다.
반가움도 한순간, 춤추는 찌와 계속되는 헛챔질로 한숨만 나옵니다.
건방지게 노는 찌와 옆으로 질질 끌고 다니는게 전형적인 잔챙이 입질입니다.
▲ 안개 낀 천관산
아침이 되자 많은 꾼들이 삼삼오오 초봄 낚시를 즐기기위해
저수지를 찾아 자리를 잡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올라오는 씨알은 챔질과 동시에 날아오는 잔챙이 일색입니다.
▲ 개채수가 얼마나 많은지 쌍으로 올라온 붕어
오후가 되어 무료함을 달래보고자 저수지 주변을 들러보니
물색도 좋고, 연안 가까이에서 붕어새끼나 참붕어들이 무리지어 다니고 있고,
잉어인지 붕어인지는 몰라도 대물이 유유히 지나가는 것도 보입니다.
▲ 여린 쑥을 보니 맛과 향이 그만인 봄도다리와 함께 끓여낸 도다리쑥국이 생각납니다.
지정지는 대채로 초봄에 짝밥(지렁이,떡밥)미끼에 입질을 하지만
채집망에 들어온 새우와 참붕어를 달고 시도해 봅니다'
그러나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 뗏장수초가 발달된 지정지
하루종일 낮 낚시는 잔챙이 입질에 짜증이 날 정도로,
방생한 붕어만 해도 수십마리가 될 것 같은데, 뗏장수초에 자리를 정한 회원은
어제저녁 월척급에 이어 중치급 붕어가 종종 올라옵니다.
▲ 낮 낚시에 올라온 붕어들
어제는 밤늦게 도착해서 그랬지만
오늘은 낮동안 수온도 많이 올라 밤 낚시가 은근히 기다려집니다.
그러나 해가 질 무렵 회원 한 분이 월척을 했다는 소식이 있지만
잔챙이 입질도 떨어지고. 밤새도록 찌는 요지부동입니다.
▲ 석양이 아름다운 지정지
다음날 새벽 저수지에 물안개가 피어 오릅니다.
문득 누군가 불렀던 노랫말이 떠올라 나도모르게 흥얼거려 봅니다.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 볼 수 있다면 물안개 피는 강가에 서서
작은 미소로 너를 부르리 - - -”
▲ 새벽 물안개에 잠긴 지정지
이 새벽을 맨 먼저 맞이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새벽을 낚는 꾼들이 아닌가 생가하며 몽환적인 분위기에 빠져봅니다.
▲ 불가에 둘러 앉아있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이 날도 잔챙이 입질은 여전하고, 중치급 이상은 볼 수가 없습니다.
함께한 회원들의 살림망을 확인해 보니 각각 5∼6치급 붕어가 50여수로
유일하게 중치급 이상 손맛을 본 회원님의 월척을 계측한 결과
월척에는 못 미치고 준척으로 어제저녁 확일할 때는 32cm 였는데
밤사이에 살림망에서 2cm가 넘게 닳았습니다.
본인이 보기에도 월척이 충분히 넘어보여 계측을 하자고 한게 후회됩니다,
차라리 계측을 하지 않았다면 이번 출조에서 월척으로 기록될 것인데
진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 간밤에 꼬리가 닳아 월척이 준척이 된 붕어
평산 송귀섭 선생님이 쓰신 글에 의하면
붕어의 산란시기는 개나리 꽃이 개화하는 뒤를 따라서 나타나며,
출조길에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시기에 저수지 물가에 나가보아서
무언가 온화한 느낌이면서 연안 물색이 약간의 우유를 풀어 놓은 듯이 농도가 짙고,
수초속에서 짜박거리는 움직임 소리가 약하게 감지 된다면 산란 준비중인 곳으로
“산란기 특수상황 이라고 표현하는 첫번째 기회”라고 했습니다.
아직은 개나리 꽃봉오리가 터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이 시기는 3월 하순에서 4월 초순 쯤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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