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잠에서 깨어나자
새벽안개가 이슬을 남기고 사라져 가고 있는 길을 따라
상큼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걷고 있습니다.
온통 초록으로 뒤덮인 숲속에서는
부지런한 산 꿩이 새벽잠을 깨우자
막 잠에서 깨어난 들꽃들이 인사를 건네고 있고,
마치 분홍빛 날개를 단 선녀들이
하얀 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나무 잎에 사뿐히 내려앉자,
날개를 접고 잠들었던 잎들이 깨어나면서
꽃잎을 흠뻑 적신 새벽이슬도
물방울이 되어 떨어질 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조용하고 평화롭기만 한 하던 산 속이
어스름한 새벽과 함께 깨어나자
살아있는 생명들이 꿈틀대면서 오늘 하루의 시작을 알립니다.
비단처럼 고운 실에
분홍빛 염색을 한 것 같은
화사한 꽃을 피우는 자귀나무는
아카시아나무 잎은 홀수깃꼴겹잎 이어서
가운데 겹잎자루를 중심으로 포개면
맨 끝의 잎 하나가 남지만
자귀나무 잎은 짝수깃꼴겹잎 이기 때문에
양쪽이 완전히 겹쳐져
외로운 잎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애정목이라 하여
집 마당에 심으면 부부의 애정이 좋아지고,
가정이 화목해 진다고 믿었습니다.
잎줄기에 15~30쌍 정도 촘촘히 마주 달려
짝수로 나는 두 겹의 깃털 모양 잎은
낮에는 햇볕을 받아들이기 위해 활짝 벌어졌다
밤이 되면 부둥켜 앉고 잠자듯
서로 마주보고 포개져서 하나가 되기 때문에
그 모습이 스스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여
자귀(自歸)나무로 부르며,
다른 이름으로는
밤이면 잎이 오그라들어 서로를 포옹한다 하여 합환수(合歡樹),
정원에 심어 놓으면 부부금실이 좋아진다 하여 합혼수(合婚樹),
밤이면 잎이 마주보고 오므라진다 하여 야합수(夜合樹),
잎이나 꽃을 차로 달여 먹으면 부부금실이 좋아진다 하여 애정수(愛情樹),
해가 지면 잎이 합쳐져서 기쁜 나무라 하여 합환목(合歡木),
가을에 꼬투리처럼 생긴 열매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여인들이 떠드는 소리처럼 들린다 하여
여설목(女舌木)으로 부릅니다.
꽃은 6~7월에 피는데
끝이 우산처럼 갈라진 꽃대가 나와 끝마다 총 15~20개의 꽃이 달리고,
한 꽃에 암술과 수술이 함께 나오며
암술은 1개로 수술보다 깁니다.
수술은 길이 3cm정도에 25개 정도가 나오며
위쪽이 붉은 색을 띠고 아래로 내려올수록 흰색에 가까운데
꽃이 붉은색으로 보이는 것은 수술의 빛깔 때문입니다.
자귀나무도 약재로 쓰이는데
꽃은 불면증, 건망증, 우울증에,
줄기껍질은 폐렴에,
씨앗은 가슴 두근거림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가는 길 내내
어디를 둘러봐도 눈에 띠는
화사하면서도 부드러운 자귀나무 꽃에 눈길을 주다보니
어느덧 아름다운 아침 해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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