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이 머문 자리

꽃마당

봄기운에 꽃잎이 열리던 날

소석(笑石) 2014. 2. 4. 15:10

겨울의 끝자락에서

가는 겨울을 아쉬워하는 겨울비인지, 봄을 재촉하는 봄비인지,

알송달송한 비가 간밤에 대지를 촉촉히 적셔주고나서

다음날 아침 화창한 봄날처럼 따스한 햇살이 비추면서 기온이 빠르게 오르자

 

야트막한 산비탈 밭 언저리 양지쪽에

봄까치꽃이라는 이름이 있지만

부르기도 민망하고, 듣기에도 망측한 큰개불알꽃이  

쪽빛 꽃잎을 열고 꽃향기를 퍼뜨리고 있으며,

 

 

   ▲ 큰개불알꽃

 

바로 옆에는 이제 막 꽃잎이 열리고 있어

모양을 갖추고는 있지 않지만

마치 어릿광대가 재주를 부리는듯하다는 광대나물 꽃이

매혹적인 자주색 꽃을 피우고 있고,

 

 

   ▲ 광대나물

 

눈 속에서도 붉은 꽃을 피우는

겨울 꽃의 상징인 여수 동백꽃도

지난해 12월부터 하나 둘 꽃봉오리를 터뜨리더니

해풍에 실려 온 훈풍에 놀라 여기저기서 꽃잎이 열리고 있습니다.

 

 

   ▲ 동백꽃

 

앙상한 가지에 씨앗은 바람에 날아가고,

작은 솔방울처럼 생긴 까만 열매를 달고 있는

사방오리 나무도

 

갈색 열매처럼 생긴 수꽃 꽃눈과

가늘고 길쭉한 잎눈에

따스한 아침 햇살이 생기를 불어 넣어주고 있습니다. 

 

 

   ▲ 사방오리나무

 

이렇게 산속의 모든 나무와 꽃들은

다시금 새순을 티우고 꽃을 피우기 위해  

소리 없이 꿈틀대고 있지만

 

황량한 겨울 산의 붉은 보석 청미래덩굴 열매가

새들의 먹이가 되어 이곳을 떠날 날을 기다리다 지쳤는지

그 빛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습니다.

 

 

   ▲ 청미래덩굴 열매

 

봄은 멀리 있는 것 같지만

계절의 변화를 감지한 나무와 꽃들은

새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꿈틀대고 있고,

 

새해 들어 처음 마주하는 들꽃과 눈 맞춤을 하면서

어찌나 작은 꽃인지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갈 뻔한 꽃이었기에

이 작고 앙증맞은 꽃들이 주는 큰 기쁨과 함께

새봄은 조금씩 조금씩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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