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주는 여유로움에서 마음의 평온을 찾고,
기다림 속에서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 찾아간 낚시터는
물오리들이 수면에서 먹이를 찾아 자맥질하다 날아오르는 한가로움 속에서
덧없는 시간은 자꾸만 흘러가고,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려면 한 뼘 정도 남아 있을 무렵,
낮 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고, 밤이 주는 또 다른 묘미를 즐기기 위해
서둘러 밤낚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낮 동안 잔챙이와 실랑이를 벌였던 심난한 마음을 추스리면서
오늘밤 멋진 반전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나니
하늘도 산도 물도 온통 붉게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 하늘도 산도 물도 붉게 물든 저녁노을
서산으로 뉘엿뉘엿 넘어가던 저녁 해가
붉은 빛을 토해 내며 온천지를 색칠 하다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서산마루에 걸려있는 광경이 마치 꿈을 꾸는 듯합니다.
언제 보아도 더없이 아름답고 평온한 저녁노을 입니다.
이 광경도 잠시 잠깐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이렇게 평온할 수 있다면 하는 욕심을 부려봅니다.
▲ 아름답고 평온한 저녁노을
반쯤 남아있던 저녁 해가 산 아래로 살며시 모습을 감추자
대지를 감싸고 있던 붉은 빛은
서서히 어둠에 자리를 내주고 희미해져 가지만
더 붉게 타오르는 저녁 하늘은
시간이 흐를수록 변해가는 색채의 마법에 빠져들면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황홀한 빛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 황홀한 빛의 향연을 펼치고 있는 저녁노을
어렴풋하게 남아 있던 저녁노을을 어둠이 삼켜버리자
칠흑같이 어두운 밤하늘에 별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숨소리마저 들릴 것 같은 수면 위에는 캐미 불만 깜박거립니다.
이 시간을 기다려온 태공은
온 세상의 어둠을 등에 짊어진 채
이 밤이 하해 지도록 지독한 외로움과 싸우며
오로지 저 찌 불과 태공간의 진검승부를 위한 밤낚시가 시작 됩니다.
▲ 어둠속의 고개 숙인 갈대
어둠이 덜 깬 검푸른 새벽녘,
밤새도록 황량한 어둠의 품속에 꽁꽁 숨어 있던 태공이
짙게 드리운 물안개 사이로 나타나 새벽을 깨우고 있습니다.
물가에 홀로 남겨진 태공이 무척 외로워 보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삼라만상이 깨어나는 새벽을 보며 희망을 연다고 하지만
태공은 새벽이 주는 기쁨보다는 묵직하게 내려 않은 물안개처럼
왠지 고개를 푹 숙인 채 지난 밤 지친 흔적이 역력 합니다.
저 고개를 번쩍 들고
눈에서는 뜨거운 광채가 뿜어져 나올 수 있는
멋진 찌 올림을 기대하면서
무언의 침묵 속에서
찌의 미세한 움직임도 놓치지 않고 있지만,
태공이 갈망하는 그 무엇인가를 알고 있을
지난밤을 함께 해 온 찌마져도 침묵을 하고 있어
이 새벽 물안개가 걷히기 전에 원하던 것을 쟁취 한다면 무었을 더 바라리.
▲ 새벽 물안개에 잠겨있는 태공
'낚시 이모저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낚시인의 고민, 낚시터 휴식년제가 시작된다 (0) | 2013.01.28 |
---|---|
아차! 뜰채 들고 달려야지 (0) | 2013.01.21 |
겨울붕어, 이렇게 좋을까? (0) | 2013.01.10 |
4짜의 꿈은 꿈꾸는 자만이 얻을 수 있다 (0) | 2012.12.28 |
낚시터에 물안개가 피던 날 (0) | 2012.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