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이 머문 자리

꽃마당

달콤한 보라색 추억이 서린 꿀풀꽃

소석(笑石) 2012. 6. 1. 16:38

 

 

 

돌산도 천왕산 자락에 숨겨진 사찰인 은적사로 가는 길은

석가탄신일을 봉축하기 위해 찾아가는 불자들에게

산에서 불어오는 솔바람이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하는 것 같습니다.

 

사찰 초입의 녹음이 짙은 언덕 풀숲에 솔방울 모양의 진보라색 꽃들이

길게 올라온 줄기 끝에서 한창 피고 있으며,

짙은 보랏빛 꽃잎은 초여름 햇살을 받아 색깔도 선명한데다가

꽃모양도 특이합니다.

 

혀를 쑥 내밀고 있는 것 같은 작은 꽃잎이 무척이나 귀엽고 앙증스러운

이 풀꽃은 꽃잎을 쑥 뽑아서 끝을 쭉 빨면 꿀 같은 단물이

나온다 하여 꿀풀꽃이라 부릅니다.

 

 

 

꿀풀은 산기슭이나 들의 양지바른 곳에서 30cm 정도까지 자라며,

긴 달걀 모양의 잎(2~5cm)은 마주 나고,

줄기는 네모지고 전체에 짧은 털이 있습니다.

 

꽃은 5~6월경에 진보라색 꽃(3`8cm)이 줄기위에 층층이 모여 달리고,

윗입술꽃잎은 곧게 서고 아랫입술꽃잎은 3갈래로 갈라지며,

열매는 7~8월경에 황갈색으로 달립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여름이 지나면 줄기와 꽃이 선채로 말라버린다 하여 하고초(夏枯草),

꿀방망이, 가지골나무 등 이 있습니다.

 

 

 

꿀풀의 생약명은 하고초라고 부르는데, 이삭을 말린 것으로

급성황달염 간염에 복용하면 황달이 없어지고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며,

안과 질환과 두통, 유방염, 결핵성 인파선 및 간 기능 장애로 인한 혈압에도 효과가 있으며,

흉막염이나 폐결핵에도 치료 효과가 인정되고 있다고 합니다.

 

 

 

꿀풀은 추억, 건망증 이라는 꽃말을 갖고 있는데

하고초라고 부르게 된 전설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효성이 깊은 순복이라는 청년이 있었는데,

어머니가 피부병에 걸려 고생하고 있던 어느 날, 이 마을을 지나가던 한 의원이

자주색 꽃을 따다가 달여 드리니 씻은 듯이 낮게 되었습니다.

 

그러데 이번에는 이 의원이 병에 걸려 눕게 되자

모자는 똑같이 병을 치료해 주어 병세가 회복되자 떠나면서

감사의 뜻으로 이 약초는 피부병을 치료하는데 매우 뛰어난 약초지만

가을이 시작되면 바로 말라 버리니 를 꼭 명심하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의원이 떠난 뒤 고을 사또의 모친이 같은 피부병에 걸려 의원을 찾게 되자

순복은 그 병을 고치겠노라고 호언한 뒤 약초를 캐러 산에 올랐으나

약초를 찾지 못해 옥게 갇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다음해 여름 순복의 집을 다시 찾은 의원은 노모에게서 그간의 사정을 듣고,

황급히 산에 올라 그 약초를 캐어 사또 어머니의 병을 낮게 해드렸고,

순복도 옥에서 풀려 나오게 되었습니다.

 

의원은 옥에서 나온 순복을 데리고 산에 올랐는데

바로 그 약초가 있는 것에 놀라 신기해하자

"이 약초는 여름이 지나면 말라 버리게 되므로 마르기 전에 캐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 말을 기억하지 못했구려" 하는 것입니다.

 

하여 순복은 억울하게 고초를 겪은 일을 잊지 않으려고,

그 약초의 이름을 "여름이 지나면 마른다." 는 뜻으로

"하고초" 라 이름 지어 불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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