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사하게 핀 자주색 박태기나무꽃
봄꽃들의 화려한 꽃 잔치가 거의 끝나가고
꽃이 지고 난 자리에는 연녹색의 새잎들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철쭉꽃이 한창인 한 켠에 잎도 나지 않은 앙상한 가지에 자주빛 꽃이 피었는데
다른 꽃처럼 가지 끝에 꽃이 핀 것이 아니라
나무줄기를 감싸고 소복소복 핀 모습이 특이합니다.
▲ 밥풀 모양의 꽃이 달린 박태기나무꽃
꽃은 자주색 나비 모양으로 피지만,
꽃봉오리를 멀리서 보면 그 모양이 밥풀과 닮아 밥태기란 말에서
이름이 유래 되었다고 하며, 밥티나무 라고도 부릅니다.
북한에서는 꽃봉오리가 구슬 같다고 하여 구슬나무라고 하는데
남북 간의 생각하는 차이가 이렇게 큰지 좀 씁쓸하기만 합니다.
▲ 꽃눈 하나에 이렇게 많은 꽃이피는 박태기나무꽃
가까이 다가가면 라일락꽃과 비슷한 향이 나는
1.5cm정도의 적은 꽃이 이렇게 나무 가지에 많이 피는 것은
하나의 꽃눈에서 7~8개, 많게는 30개 까지 꽃이 모여 핍니다.
그리고 꽃이 지고나면 사람의 심장과 비슷한 잎이 나오기 시작하고,
10cm 정도 되는 콩깍지 모양의 열매가 열립니다.
▲ 작년의 잎과 열매가 아직 떨어지지 않고있는 사람 심장 모양의 황녹색 잎과 콩깍지 모양의 갈색 열매
박태기나무 꽃은 사랑과 우정 그리고 배신과 배반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 사랑과 우정이라는 꽃말은
옛날 중국에 전진이라는 사람이 두 아우와 함께 살았는데
어느 날 서로 분가하기로 하고 재산을 똑같이 나누었으나
뜰에 심어진 박태기나무 한 그루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셋이서 상의한 결과 나무를 셋으로 잘라서 분배하기로 하고,
나무를 자르려 하자 순식간에 말라 죽었습니다.
이것을 보고 놀란 전진이 두 아우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무는 원래 한그루로 자란다. 그런데 우리가 그것을 자르려 하자 말라 죽었다.
우리도 또한 그렇지않은가? 형제는 서로 화목하게 지내야지 뿔뿔이 흩어져 버리면
제각기 망해버릴 수 밖에 없지 않는가? 재산을 분배해 서로 헤어지려 했던
우리는 인간이면서 이 나무보다 못하다." 하고는
나무 자르는 것을 그만두자 나무가 다시 예전처럼 싱싱하게 활기를 되찾고
잎이 파랗게 무성해 지자 이것을 본 형제는 감동하여
나눈 재산을 다시 전처럼 하나로 모았습니다.
그리고 셋이 힘을 합하여 집안을 위해 열심히 일한 결과
지진은 얼마 뒤 벼슬길에 나갔는데 나중에 태중대부(太中大夫)에 올랐다고 합니다.
▲ 박태기나무 밑둥에 핀 꽃
두 번째 배신과 배반이라는 꽃말은
예수를 배반한 유다가 목을 매어 자살한 나무라 하여 유다나무라 하는데
"더러운 죄인이 목멘 나무"가 되었음을 너무 부끄러워한 나머지 얼굴이 붉어졌고
흰 꽃을 피우던 나무가 붉은 자주색 꽃을 피우게 되었다고 합니다.
▲ 수령이 오래된 박태기나무에 핀 꽃
꽃말은 꽃의 특징과 성질에 따라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한 말로
예로부터 민족.종교.민속 등에서 여러가지 상징.표장 등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박태기나무 꽃은 동양에서는 사랑과 우정,
서양에서는 배신과 배반이라는 꽃말을 갖고 있습니다.
형제간의 우애를 돈독히 하면 화목한 가정을 이룬다는 상징적 의미와
더러운 죄인이 목맨 나무가 되었음을 너무 부끄러워 한 나머지
흰 꽃이 붉은 꽃으로 피우게 되었다는 전설을 음미해 보면서
요즘 갈수록 가족 간의 최소한 도덕도 사라지고,
자고나면 거짓과 악행이 난무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지켜보면서
나무보다 못한 인간을 탓하기에 앞서
박태기나무 꽃을 다시 한 번 쳐다보게 합니다.
▲ 자주색 꽃잎이 하늘거리는 박태기나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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