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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마당

황금빛 열매같은 꽃을 피우는 사방오리

소석(笑石) 2012. 3. 27. 17:27

 

 

   ▲ 봄의 향연이 열리고 있는 사방오리

 

나무들은 겨울이 되면 꽃과 잎, 열매가 다 떨어진 상태에서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줄기와 잎 사이에 만든 겨울눈을 달고

추운 겨울을 보냅니다.

 

매서운 찬바람에 앙상한 가지만 드러 내놓고 볼품없이 서있어

시간이 멈춘 듯 하고,  마치 죽은 듯 하지만

봄을 기다리며 많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다른 겨울나무와 달리 지난해 열매와 수꽃 꽃눈을 달고 겨울을 나는 사방오리

 

아직 봄은 오지 않았지만

산이나 강가, 바닷가 등에서 앙상한 가지에 씨앗은 바람에 날아가고

빈껍데기만 남은 작은 솔방울처럼 생긴 까만 열매와

손가락 한마디 정도의 크기에 매끈한 갈색 열매처럼 생긴 것이 하늘을 향해

무수히 달린 나무를 보았다면 이는 사방오리 입니다.

 

 

   ▲ 봄기운에 서서히 물이 오르는 사방오리

 

갈색 열매처럼 생긴 것은 열매가 아니라

흔히 겨울눈이라고 하지만 수꽃 꽃눈이라고 합니다.

 

봄이 되면 겨울눈에서 꽃과 잎이 함께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꽃눈과 잎눈이 각각인 경우도 있으며,

이경우 꽃눈은 둥글고 통통하며, 잎눈은 가늘고 길쭉한 모양입니다.

 

 

   ▲ 가지 끝의 붉고 통통한 암꽃 꽃눈, 하트 모양의 수꽃 꽃눈, 가지 중간의 가늘고 길쭉한 잎눈

  

사방오리는 암수 한 그루로, 3월에 꽃이 피고 10월에 결실합니다.

가지 끝에 달리는 원통모양의 수꽃이삭은 겨울동안 위로 향하다가

봄이 되면 점차 아래로 늘어지며 달리고,

수꽃보다 작은 긴 타원형의 암꽃이삭은 수꽃이삭 밑의 가지 끝에 달립니다.

 

 

   ▲ 황금색 꽃잎이 반짝이는 수꽃이삭

 

암꽃 꽃순과 잎순은 꽃이 피고 새잎이 나오기 전까지는

구별하기가 어려우며, 수꽃 이삭이 피면서 아래로 늘어지면

암꽃이삭이 나오고 뒤이어 잎눈이 나옵니다.

 

 

   ▲ 겨울옷을 벗고 나오는 암꽃이삭과 새잎

 

사방오리는 생장속도가 빠르고 척박지에도 잘 견딜 수 있어

속성 사방수로 많이 심기 때문에 사방오리라고 하며,

재질이 연하여 함지박, 나막신 같은 목기 재료로 많이 사용하고,

수피나 과실은 천연염료로, 한방에서는 수피(樹皮) 또는 눈지(嫩枝)를 약재로 이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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