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이 머문 자리

낚시 이모저모

아쉬움과 미련의 밤을 보내고

소석(笑石) 2011. 12. 5. 17:19

 

   ▲ 눈부신 아침햇살이 쏟아지는 낚시터

 

매번 느끼는거지만

돌아오는 길은 무엇인지 모를 부족함으로

많은 아쉬움과 미련이 가슴 한 곳에 자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대했던 가능성을 만날 수 있는 주어진 여건과 느낌은 좋았으나

그러질 못해 많은 아쉬움과 진한 미련이 남습니다.

 

이 번 출조는 주말이면 별일이 없는 한 어김없이 함께하는

4인방의 다혜콩콩님이 부득이한 사유로 빠졌으나 

이 빈자리에 야생초님이 오랜만에 합류하였습니다.

 

   ▲ 좀 엉성하기는 해도 몽골 초원의 "게르"도 안부럽다.

 

겨울철이면 흔히 부는 북서풍을 피해

제방 밑 한 평도 못 되는 곳에 자리를 잡고 대를 편성하고 나니

바람 한점 없는 양지쪽에 둥우리를 튼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간간히 제방위에서 부는 바람이

잔물결을 일으켜 찌를 볼 수가 없고,

정면에서 비추는 햇빛으로 눈을 뜨기에도 힘들지만

그러는 중에도 낮 동안 잔챙이들은 심심치 않게 낚입니다.

 

   ▲ 쌍바늘에 잔챙이 두마리가

 

해질 무렵이 되자 기온은 갑자기 내려가고,

겨울이라 낮 길이가 짧은 탓에 저수지에 어둠이 빨리 내리자

8개의 찌에 캐미불을 하나 둘 달면서 미끼도 지렁이에서 새우로 교체 하고 나서 

오늘 저녁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만찬을 기대해 봅니다.

 

어둠이 완전히 내리자 낮 동안 불던 바람도 어둠속에 묻혀버리고,

차디 찬 기온 속에 캐미불만 뎅그러니 남아있던 고요한 저수지에 

갑자기 따뜻한 기온이 퍼집니다.

 

   ▲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고있는 들녘

 

겨울 날씨 치곤 드물게 밤공기가  포근했고, 

무엇보다도 밤낚시의 미끼인 새우를 충분히 확보해서 그런지

대물에 대한 집념이 강하게 다가옵니다.

 

지나가던 대물이 크고 통통한 새우를 발견하고는

덥석 물고 상승하면서 올려주는 환상적인 찌 올림과 이어지는 손맛도

볼 수 있기를 고대해 보지만

 

초저녁에 6~7치급 4수를 하고나니 밤 10시가 되도록 캐미불은 미동도 하지 않고,

다음날 새벽 4시경 지난 밤 잠자리에 들 때 그대로 두었던 낚시대를 

확인 해 보니 바늘에 달린 새우는 하나도 없습니다. 

 

좀 더 기다려 볼 것인데 하는 진한 아쉬움과 미련이 남습니다.

이러한 마음을 뒤로 한 채 새벽녘 찌 올림을 기다려보지만

무심한 아침 해는 아무 일 없는 듯이 떠오릅니다.

 

   ▲ 날씨도 추운데 아침은 드시고 가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