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춘분과 같이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추분입니다.
이 날을 계절의 분기점으로 하여 이슬이 내리고 서늘한 기온이 시작되며
하늘은 맑고 공기는 시원하게 느껴지므로
여름의 기운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가을이 왔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며칠 전부터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서늘하게 느껴지면서
가을 기운이 가득한 맑고 푸른 하늘은 자꾸 높아만 지고,
따사로운 가을빛은 닿는 곳마다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
초여름부터 붉고 화사한 꽃이 백일동안 피고 지던 배롱나무 꽃이
시들어 떨어진 자리에 꽃무릇이 붉은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 잎도 없는 연록색의 꽃대가 우후죽순처럼 올라오더니
꽃대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핀 6개의 꽃에서 실 같이 길게 나온 6개의 수술과 함께
붉은 화관(花冠)을 이룬 모습은 다른 꽃들 보다 화려하다 못해 요염합니다.
꼿무릇의 본래 이름은 석산화(石蒜花)로
꼿무릇은 꽃이 무리지어 핀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인도 사람들은 지상의 마지막 잎까지 말라 없어진 곳에서
꽃을 피운다 하여 피안화(彼岸花)라고도 합니다.
꽃무릇의 꽃말은 "슬픈 추억" 으로
꽃은 잎이 없는 상태에서 꽃대가 올라와
그 끝에 붉은색으로 피었다가 지고나면 잎이 나기 때문에
평생 서로 만날 수가 없어 결코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꽃무릇에는 애틋한 사랑 얘기가 전해 옵니다.
옛날에 스님을 짝사랑 하던 여인이 상사병에 걸려 죽었는데,
이듬해 그 무덤에서 꽃이 피었는데
그 여인이 흘린 피눈물 인 듯 붉게 피었다고 합니다.
잎이 다 떨어진 후에 꽃이 피어나고 꽃이 진 다음 잎이 피어나는
엇갈린 운명의 꽃과 잎은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스님과 여인의 안타까운 사랑이 속세에서 꽃으로 환생 했다고들 말합니다.
요즘 꽃무릇 군락지로 유명한 영광 불갑사, 고창 선운사, 함평 용천사 에서는
이 곳을 찾는 이들에게 화려한 꽃무릇의 세상에서 색다른 추억의
장을 만들어 주는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붉은 빛깔과 요염한 자태가 보는 이의 넋을 빼앗는다고 합니다.
한번쯤 찾아가서 가을의 정취를 듬뿍 맛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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