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이 머문 자리

꽃마당

붉은 루비 보석같은 배풍등 열매

소석(笑石) 2020. 11. 24. 19:33

가을이 깊어가자

여름 내내 푸르던 산숲이 단풍을 지나

빛바랜 잎은 말라 떨어져 초겨울로 들어선 요즘

 

꽃들이 잠깐 피었다간 자리에 맺혔던 열매들은

지난여름 동안 뜨거운 햇살 아래 영글어

잎 떨군 나뭇가지 사이로 얼굴을 내밀어 보석처럼 빛나고,

 

자신의 줄기로 직립하지 못해 

다른 나무를 감고 올라가면서 생장하는 배풍등 붉은 열매도

아침 햇살에 붉은 루비처럼 반짝인다.

 

배풍등은 한국, 일본, 타이완, 인도차이나 등에 분포하며,

가지과에 속하는 덩굴성 여러해살이 풀로, 줄기는 3m 정도 자라지만

늦가을이 되면 잎은 시들어 떨어지고 밑부분만 겨울을 난다.

 

꽃은 여름에 가지 꽃처럼 생긴 흰꽃이 피고,

가을에는 보석처럼 아름다운 빨간 열매를 볼 수가 있다.

 

열매는 보석처럼 아름답지만 유독식물이어서 약재로 사용하는데  

해열, 이뇨, 거풍 등에 사용한다.

 

배풍등(排風藤)이라는 이름은 바람을 막아주는 덩굴이라는 뜻이며,

꽃말은 "참을 수 없어"로, 무엇을 참을 수 없는지 몹시 궁금하다.

 

푸르던 잎이 갈색으로 변하거나 떨어지면 붉은 열매가 더욱 돋보이는데, 

겨울에도 볼 수가 있어 눈 속에서도 붉다고 해 설하홍(雪下紅)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대부분 초본식물 잎은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앙상한 쭉정이만 남아있는 산숲에는

이렇게 꽃보다 아름다운 보석 같은 열매들이 빛을 발한다.

 

루비는 열정적인 사랑과 정의, 마음의 평화를 상징하는 보석으로,

루비(Roby)라는 이름은 라틴어로 붉다는 뜻인 루베르(Ruber)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