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이 머문 자리

일상의 모습과 글

새벽 안개와 커피

소석(笑石) 2020. 11. 22. 18:38

꼬끼오~

컹! 컹! 컹!

새벽을 깨우는 닭 울음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번갈아 들리는 것이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사람 사는 동네가 있나 보다.

 

비몽사몽간에 졸린 눈을 떠보니

짙은 안개 속에서 새벽이 어둠을 가르고 깨어나고 있고,

싸늘한 한기가 온몸으로 퍼진다.

 

컵라면을 먹을까?

커피를 마실까?

분위기로 봐서는 커피가 더 운치가 있을 것 같다. 

 

버너에 주전자를 올려놓고,

일회용 컵에 믹스 커피를 넣고 나서 물이 끓는 잠깐 동안

이 조용하고 평온함이 주는 시간을 즐겨 본다.

 

마침내 커피가 완성되고,

달달하면서 구수한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나니

따끈한 온기가 온몸으로 퍼지면서

지난밤을 꼬박 세운 피곤함이 눈 녹듯이 녹아든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하얀 김과 어우러진

진한 커피 향이 안갯속으로 스며드는 아침을 맞으면서

오늘 하루를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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