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랑꽃이 지천으로 핀 지정지
오늘은 토요일
연 3주째
장흥 지정지로 가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도
그곳에 가고 싶다는데
누가 말리겠습니까?
4월 11일 오전 8시경
저수지는 바람 한 점 없고,
물색은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는
곳곳의 포인트 마다 태공들이 눈에 뜨입니다.
▲ 고요하고 잔잔한 음악이 흐른다.
봄철 포인트인 논 밑 뗏장 포인트는
태공들이 바글거려 포기하고,
동쪽 작은 제방 귀퉁이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만수위를 보이고 있어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제방위에 대를 펴고 나니
하나같이 불편 일색입니다.
얼마쯤 시간이 흐른 뒤
아쭈리님이 8치급을 낚고 나서 기온이 차츰 오르자
배스 치어들이 떼를 지어 유영을 하는 모습이
눈에 가시처럼 보입니다.
▲ 동쪽 제방
물색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입질 없는 시간은 자꾸만 흘러가고
차츰 짜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저수지 안쪽에서는
이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반해,
인근 들녘에서는 농부들이 고추 모종을 옮기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 고추 모종을 옮기고 있는 농부들
노랑색 일색입니다.
갓꽃, 민들레꽃이 지천으로 핀 제방에
봄 향기가 가득합니다.
노랑색은 봄의 색이요,
밝음, 기쁨, 즐거움, 낙천적, 긍정적 자신감 등
이런 긍정적인 요소가 듬뿍 담긴 색으로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색이라고 합니다.
▲ 갓꽃
▲ 민들레곷
▲ 노란민들레와 하얀민들레
▲ 산자고꽃
점심을 먹고 나니
바람이 차츰차츰 거세지더니
낚시장비와 낚시대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요동을 치기 시작합니다.
어쩔 수 없이
오후 낚시를 포기하고,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해 봅니다.
▲ 점점 거세지는 바람
해가 서쪽으로 많이 기울자
바람도 서서히 약해지고
청 보리밭을 붉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입질 한 번 받지 못하고
어처구니없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 청보리밭
아름다운 노을입니다.
볼 때마다 한 번도 같은 적은 없지만
아름답지 않는 날도 없습니다.
하루가 끝나서 아쉽기는 하지만
새로 떠오르는 달을 보며
이 밤을 기다려 봐야 할 것 갔습니다.
▲ 저녁 노을
낮 동안 수면을 휘 젖으면서
저수지의 주인 행세를 하던 배스들마저
조용하기만 한 밤 시간이 깊어가자
오늘 밤 대물을 하던 마음이
한 밤중이 되도록 입질도 없자
붕어 얼굴이라도 봤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어둠이 내리는 저수지
아침 7시경 눈을 떠보니
어제와 다름없는
하루가 시작 되고 있는가 하면
수면 위의 찌도
어제 밤처럼 하나도 흐트러짐 없이
나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 아침 풍경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해가
잿빛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아침이 되었지만
별로 감흥이 나지 않는
하루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일출
봄은 가는데
봄 붕어 얼굴도 보지 못하고 허덕이고 있으니
누구를 탓해야 할까요?
▲ 미동도 않는 찌
오늘 아침도
아쭈리님이 7치급 한 수를 한 걸 보니
프로는 아무나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 날씨는 좋은데
보트 5대가 떳습니다.
저 꾼들도 대물의 꿈을 갖고
저수지 중심부를 향해 노를 젖고 가고 있지만
만날 수 있을 런지 자못 궁금합니다.
▲ 보트낚시꾼들
아침을 먹고 오니
1박 2일 동안 미동도 않던 찌들이
군무를 추고 있습니다.
머리 속이 하해 집니다.
낚시대를 살짝 들어보니
붕어도 아닌 배스가 5개의 찌를 칭칭 감고
큰입을 벌린채 요동을 치고 있습니다.
▲ 태공들의 천적 배스
▲ 35cm급 배스
아침 9시경
좀 이른 시간 이지만
미련 없이 철수를 합니다.
▲ 철수가 답이다.
잘있거라 천관산아
당분간은 지정지를
찾을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 천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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