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시 화양면 용문사
해마다 가을이 오면
가을 정취가 고즈넉한 산사 대웅전 뜰에서
국악인, 인기가수 등이 출연하여
가을밤 산사의 풍경소리와 풀벌레 우는 소리
소리꾼들의 목소리가 지역민과 함께 어우러지는
산사음악회가 열리곤 했던 용문사로 가는 길입니다.
일주문도 없는 산사에 들어서니
이 사찰과 함께 수 백 년을 함께해 온 팽나무 두 그루가
오월의 눈부신 햇살을 받아 푸른빛을 더해 가고 있는 사이로
불어오는 싱그러운 바람에는 풋풋함이 물씬 묻어있습니다.
▲ 수 백 년된 팽나무
며칠 전 석가탄신일 때만해도
봉축법요식, 연등행사, 점심공양 등으로
많은 사람이 북적거렸을 산사는
그동안 경내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형형색색의 연등도 자취를 감추고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
찾는 이 한 사람 없어 쓸쓸 하기만 합니다.
▲ 용문사 대웅보전으로 가는 계단
▲ 돌탑
여수시 화양면 비봉산 중턱에 자리한 용문사는
신라 효소왕 원년(962년)에 당나라 고승 도증법사에 의해
창건 되었다는 설이 있으나 이를 확인 할 수 있는 유물이나 문헌은 없지만
신라 때 세워진 고찰로 보고 있으며,
비봉 산에서 내려온 용이 절을 지나고
고내마을 앞 바다로 들어갔다 하여
이름 하게 되었다고 전하는 용문사는
모든 절들이 그러하듯이 여러 차례 중수를 하여
지금은 대웅보전, 관음전, 삼성각, 연화각, 칠성각, 종각, 요사채 등
절의 규모를 갖추고 있는 아담한 사찰로,
비록 부탑식 산지가람 형식으로 일주문도 없지만
수령이 수 백 년에 됨직한 팽나무 두 그루가
천년 고찰임을 증명해 줍니다.
▲ 대웅보전
▲ 아름다운 대웅보전 단청
▲ 관음전
▲ 설선당, 연화당
▲ 삼성각
▲ 종각
대웅보전 앞뜰에서
이 절의 역사를 말해 주는 듯 묵묵히 내려다보고 있는
팽나무 사이로 바라보이는
화양면 넓은 들과 남해 푸른 바다는 아름다운 풍광입니다.
그 자리에서 한참을 머물다 보니 어느새 잡념은 사라지고,
숲에서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와
인근 편백나무 숲에서 나오는 피톤치드 향은
도시의 삶에 지친 몸과 마음이 금방이라도 치유되는 기분입니다.
▲ 대웅보전 앞 마당에서 바라 본 전경
▲ 수백년이 된 팽나무 아래서
용문사는 금오도 비렁길, 돌산 갯가 길과 더불어
여수의 대표적인 힐링 길인
곡화목장 둘레 길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이 둘레 길은
조선시대 군마를 기르던 순천부 소속 곡화목장(曲華牧場)터가
화양면 화동리 일대에 위치하고 있는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최근 총 길이 14.8km(5개 코스)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 곡화목장 둘레길 초입
올 여름에는 한 번 더 와보고 싶은 곳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바쁘다 바빠"를
입에 달고 사는 세상이라지만
잠시라도 마음을 내려놓고
이 사찰의 수호신 이라는 팽나무 아래 앉아 있으면
저절로 힐링이 될 것 같습니다.
▲ 초록으로 물들어 가는 산사
'여행을 다녀와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스모스 길을 따라서 (0) | 2015.10.12 |
---|---|
엘리카의 "V" 사인 (0) | 2015.08.11 |
석가탄신일에 찾은 돌산도 은적사 (0) | 2014.05.07 |
바다 내음이 폴폴 나는 여수 갯가길 (0) | 2014.01.02 |
빛의 앙상블 여수 빛노리야 (0) | 2013.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