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탑영제에서 바라 본 마이산
전주비빔밥 축제가 열리고 있는 한옥마을에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보기 드문 불가사의로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일백여년의 풍상 속에서도 끄떡없이 버티고 서있는
마이산 돌탑을 만나러 갑니다.
마이산(馬耳山)은 전라북도 진안에 있는 두 암봉으로 된 산으로,
신라 때는 서다산(西多山), 고려시대에는 용출산(龍出山)으로 불렀으나
조선시대 태종이 남행하여 두 봉우리의 모양이 말의 귀처럼 생겼다 하여
마이산 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하며,
동쪽의 동봉(수마이봉)은 해발 686m, 서쪽의 서봉(암마이봉)은 해발 680m로
남쪽의 비탈면 에서는 섬진강 수계가 시작되고,
북쪽 비탈면에서는 금강 수계가 발원 합니다.
▲ 마이산탑사 대웅전 아래에 있는 섬진강 발원지 용궁
마이산 두 암봉에는 "마이산이 된 산신부부"라는 전설이 내려오는데
아득한 먼 옛날 하늘나라에서 큰 죄를 지어 쫒겨난 산신부부가
인간 세상에서 두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살고 있었었습니다.
수 억겁 동안 속죄의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하늘 천상계로 승천의 기회가 열려
남편이 아내에게 우리가 승천하는 모습이 사람의 눈에 띠면 부정을 탈 것이니
한밤중을 택하여 승천하자고 하였으나 한밤중은 무섭고 너무 피곤하니
새벽에 올라가자는 아내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이튿날 새벽 승천을 위해 산이 하늘을 향해 쑥쑥 솟아오르고 있을 때
아랫마을 사는 아낙네가 치성을 드리기 위해 정화수를 뜨려고 우물을 찾다가 목격하고
그 광경에 놀라 비명을 지르는 통에 부정을 탄 산신부부는 승천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굳어서 지금의 암수 마이봉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화가 난 남편이 아내를 걷어차고는 두 아이를 빼앗아버려
지금의 수마이봉은 두 아이를 거느리고 있는 듯한 형상을 취하고 있고,
암마이봉은 수마이봉을 등지고 앉아 하염없이 고개를 떨군 채
후회 하는듯한 형상을 취하고 있다고 합니다.
▲ 나무 사이로 봉우리 끝부분만 보이는 암마이봉
마이산 입구에서 조금 오르다 보면 왼쪽으로
1,3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금당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다른 절에 비해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은 나지 않으나
황금색으로 단장한 대웅전, 석등, 관세음보살상 등이 인상적 이며,
통도사의 관음보살괘불탱화, 무량사의 미륵보살괘불탱화와 함께
보살 괘불탱화의 3개 걸작으로 손꼽히는 보물 제 1266호인 금당사 괘불탱화와
하나의 은행나무를 깎아 만든 금당사 목불좌상 등 문화재를 감상 할 수 있습니다.
▲ 마이산 금당사 전경
▲ 금당사 대웅전 단층
▲ 금당사의 코끼리 형상을 그려 넣은 바위
▲ 금당연지 비석 위에서 포효하는 황금 호랑이
금당사를 지나면 산골짜기에 만들어진 호수와 함께 두 암봉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그 뛰어난 풍광에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마이산은 사계절 풍광이 아름다워 계절에 따라
봄에는 안개 속에 우뚝 솟은 두 봉우리가 쌍돛 배 같다 하여 돛대봉,
여름에는 수목사이에서 드러나는 봉우리가 용의 뿔처럼 보인다하여 용각봉(龍角峰),
가을에는 단풍든 모습이 말 귀처럼 보인다 해서 마이봉,
겨울에는 눈이 쌓이지 않아 먹물을 찍은 붓끝처럼 보인다 해서 문필봉(文筆峰)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합니다.
마이산에 단풍이 곱게 물들면
탑영제(塔影堤)에 비친 풍광과 더불어 환상적일 것 같은데
아직은 조금씩 물들어 가고 있어 아쉽기만 합니다.
▲ 여름에는 오리배를 타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탑영제
▲ 조금씩 물들어 가고 있는 마이산탑사 가는길 계곡의 단풍
▲ 노랗게 물든 마이산 계곡의 단풍
▲ 마이산 계곡 군데군데 붉게 물든 단풍
▲ 마이산 계곡 물에 떨어진 낙엽들
탑영제 에서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조금 오르니
암마이봉과 수마이봉 사이에 신비롭게 서있는
돌탑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이산 돌탑은 1855년에 입산하여 솔잎 등으로 생식하며 수도한
이갑용(1860~1957년)처사가 30여 년 동안 쌓아 올린 것으로
당시에는 120기의 탑들이 세워져 있었지만 현재는 80여기만 남아 있으며,
대부분 주변의 천연석으로 쌓아졌지만 천지탑 등의 주요 탑들은
전국 팔도의 명산에서 가져온 돌들이 한 개씩 들어가 신묘한 정기를 담고 있습니다.
탑군을 이루는 탑들은 "막돌허튼식" 이라는 조형양식으로
음양의이치와 팔도진법이 적용된 탑들은 천지탑, 오방탑, 약사탑, 월광탑, 일광탑, 중앙탑과
이 탑들을 보호하는 주변의 신장 탑들처럼 제각기 이름과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심한 바람에도 약간 흔들릴 뿐 무너지지 않는다는 탑에서 경이로움을 맛 볼 수 있고
특히 겨울철에 탑 단에 물 한 사발을 올려놓고 성심으로 기도하면
"역고드름"이 하늘을 향해 자라는 신묘한 현상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 마이산탑사와 돌탑
▲ 마이산 천지탑(전면)
▲ 마이산 천지탑(옆면)과 이를 호위하고 있는 오방탑
▲ 천지탑 앞의 곧 넘어질듯 아찔한 돌탑
▲ 신비한 돌탑들
▲ 영신각 앞의 거대한 돌탑
▲ 하늘을 향해 자라고 있는듯한 돌탑
▲ 암벽 사이로 해가 넘어가고 있는 마이산탑사
▲ 여름에 주황색 꽃이 피었을 때는 장관이었을 암벽의 능소화
▲ 암벽을 타고 자라는 미륵존불 옆 붉게 물든 담쟁이덩굴
▲ 돌탑 축조자 이갑용 처사 존영
돌탑 무리에 자리를 잡고 세워진 마이산탑사(馬耳山塔寺)는
1928년 기록에 의하면 마이산을 찾는 치성인 들의 수가 불어나자
이갑룡 처사의 기도처이자 치성 처인 토막이 어느 때인가 함석지붕으로 지어지고,
자연스럽게 삼신상과 불상이 안치되어 사찰화 되었으며,
1986년 대웅전을 완성하고, 뒤이어 나한전과 동양 최대의 법고라는 북을 소장한
종각과 관리사를 건립하여 대사찰의 면모를 갖추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 마이산탑사 대웅전
▲ 마이산탑사 대웅전 내부
▲ 마이산탑사 대웅전 뒤 산신각
▲ 법고가 안치되어 있는 사물각
▲ 마아산탑사의 미륵존불
▲ 이갑룡 처사가 직접 조각해 법당에 모시고 기도를 하던 삼불(유교, 불교, 도교)미륵부처
▲ 모습이 각각 다른 6명의 동자상
▲ 코끼리, 물고기, 돌고래 등 조각상이 이채로운 분수대
▲ 미륵존불에 불공을 드리고 있는 여인
▲ 암벽 틈사이의 황금 불상
마이산 돌탑에서 약 300m 정도 올라가면 은수사(銀水寺)에서
천연기념물인 줄사철나무 군락지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다는 청배실나무,
그리고 수마이봉을 가까이서 볼 수가 있을 것 같은데 발길을 돌려 내려갑니다.
금당사 일주문에서 탑사에 이르는 길은 경사가 심하지 않아
유모차나 휠체어도 다닐 수 있는 편안한 길로
11월초 단풍이 절정에 이르면 가족이나 연인들끼리 단풍 길을 따라 낙엽을 밟으며
가을의 정취와 낭만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마이산탑사가 자리한 골짜기
▲ 석양빛을 받아 더 고운 마이산 계곡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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