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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광 속 우산 쓴 사람이 궁금해

소석(笑石) 2010. 10. 13. 19:02

 

   화투의 비광에는 우산을 받쳐 든 남자의 발치에 개구리가

   팔딱대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화투는

   1543년 포루투칼 상인에 의해 최초로 일본에 전래된 서양의 카드인 카루타에,

   17세기 중엽 조선통신사를 통해 양반계층에서 유행하던 수투(數鬪)놀이가 접목되고,

   일본 에도시대(江戶)의 우기요에(浮世繪)라는 풍속화가 결합하여

   18세기 말에 완성되 것으로서

 

   일본에서는 사라진 놀이로 일본사람들은 화투의 기원이 일본이라는 것을 모르고

   한국놀이 인줄만 알고있습니다. 

 

   비광 속 우산 쓴 사람은

 

   일본의 서예가인 오노 도후(小野東風)로 후지와라 유키나리(藤原行成),

   후지와라 스케마사(藤原佐理)와 함께 산세키(三跡)의 한 사람입니다.

 

   산세키는 사실상 일본 최초의 서예가 들로서 조다이오(上代機)라고 

   불리는 서체를 완성했습니다.

 

   정부 고위관리의 아들로 태어난 오노 도후는 전통적인 중국양식에서 탈피해

   서체를 완성했는데, 이는 그 후 일본 서예의 전형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그림 속에는 오노 도후의 일화가 담겨져 있는데

 

   젊은 날 오노 도후는 서예에 도통 진전이 없자 이에 서예를 때려치우기로 작정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장마철이어서 우산을 쓰고 냇가를 걷고 있는데 냇물이 엄청나게

   불어나 있었습니다.

 

   냇물속엔 개구리 한 마리가 팔짝 거리면서 안간힘을 쓰고 있었으며,

   오노 도후가 가만히 보니 개구리는 급류에 휩쓸려 가지 않기 위해

   버드나무 둥치로 올라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던 것입니다.

 

   냇물은 쏜살같이 빠른데도 개구리는 필사적으로 급류와 맞서 싸우면서

   온 힘을 다해 버드나무 둥치를 향해 뛰었습니다.

   그러나 비에 젖은 버드나무 둥치가 너무 미끄러워 개구리는 번번히

   나무둥치에서 미끄러졌습니다.

 

   그래도 개구리는 포기하지 않고 사력을 다해 뛰고 또 뛰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버드나무 둥치에 올라가 자신의 목숨을 부지했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오노 도후는 하물며 미물인 개구리도 자신의 목표를 향해

   저렇게 필사적으로 노력하는데 인간인 자신이 이제와서 서예를 포기하려

   했던 것이 몹시 부끄러워졌습니다.

 

   오노 도후는 그 길로 다시 집으로 돌아가 붓을 잡았고,

   훗날 그는 당대의 애 서예가가 되어 일본 2000년 역사에

   3대 서예가로 꼽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