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이 머문 자리

꽃마당

하얀 쌀밥을 연상케 하는 이팝나무꽃

소석(笑石) 2011. 5. 13. 14:09

 

 

 

   며칠간 내리던 봄비가 그치고,

   화창한 햇살이 내리비추는 싱그러운 아침 출근길에

   눈부시게 하얀 꽃을 피우고 있는 나무를 보고 잠깐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벚꽃이 지고 나니 이팝나무의 새하얀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마치 눈이 내린 것만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입니다.

 

 

 

   예전에는 모내기철에 나무의 꽃피는 모습을 보고

   그 해 벼농사의 풍흉을 점쳤다고 하며, 

   또한 치성을 드리면 그 해에 풍년이 든다고 믿어 자연스럽게 신목으로 여겼다고 합니다.

 

   나무 이름의 연유도 벼농사가 잘되어 쌀밥을 먹게 되는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전해지며,

   입하(立夏)무렵에 꽃이 피기 때문에 이팝나무라고 불렀다는 설과

   나무에 열린 꽃이 쌀밥과 같다고 하여 이팝나무라고 불렀다고 하기도 합니다.

 

 

 

   이팝나무에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와 관련한 전설이 있습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독한 시어머니와 순한 며느리가 살았는데

   제사가 있던 어느 날 모처럼 쌀밥을 짓게 되었다고 합니다.

 

   늘 잡곡밥만 짓던 며느리가 쌀밥을 짓는 방법이 서툴러

   밥이 다 되고 잘 되었나 궁금한 맘에 솥뚜껑을 열어 몇 알 집어 맛보는 순간

   그만 시어머니에게 들켜버렸습니다.

 

   제사에 올릴 밥을 먼저 퍼먹었다고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쥐 잡듯 했고

   구박에 못 이겨 며느리는 그만 뒷산에 목을 메고 말았답니다.

 

   그 후 며느리가 묻힌 자리에 나무 한 그루가 자라났는데

   하얗게 핀 꽃이 꼭 쌀밥 같아서 며느리의 한이 핀 꽃이라며

   마을 사람들이 말했다고 합니다.

 

 

 

   하얀 꽃이 풍성하게 피어 고봉밥 모양을 이루면 그해 풍년이 들고,

   듬성듬성 피어 있으면 흉년이 들 징조라고 여겼던 이팝나무

   이렇게 탐스럽게 피었으니 올해는 풍년을 이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