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도 막바지에 들어서고 있는
10월의 마지막 날,
새벽녘부터 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아파트 베란다 창문을 통해
곱게 물들어 가던 벚나무 단풍이 비바람에
춤을 추며 어린이 놀이터 바닥에서 나뒹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잠깐 비가 멈춘 사이를 틈타
놀이터에 들어서니
주인을 잃은 형형색색의 놀이기구들 사이로
비에 젖어 떨어진 단풍잎들이 가을의 운치를 더해 주고 있고,
비에 젖은 놀이기구는
쿠알라룸푸르 아파트 놀이터에서
미끄럼틀, 그네, 시소를 타면서 깔깔거리고 웃던
엘리카 모습이 어른거린다.
아파트 화단에는
가을꽃의 대명사 국화꽃 향기와 함께
꽃이 커서 얼굴을 볼 수 없는 천사의 나팔이
열매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군데군데 물이 들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단풍은
단풍명소처럼 울긋불긋한 단풍은 아니지만
가을이 깊어 감을 알 수 있다.
벌써 동백꽃이 피었다.
여수의 동백은 11월 초가 되면 꽃을 피우는데
유치원 화단에 연분홍색 꽃잎이 수줍은 듯이
파란 잎사귀 사이에 살짜기 숨어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겨울의 서막을 알리는 동백꽃이 핀 것을 보니
그동안 잊고 살았던 한 해가 넘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난다.
우리 가족들
올 한해 마무리 잘하고,
내년을 미리 준비할 때가 된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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