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푸른 가을 하늘 아래
따스한 햇살을 가득 품은 청보라 빛 꽃이
가쁜 숨을 쉬며 산을 오르던 나를 멈추게 합니다.
봄부터 산 여기저기에 앞 다투어 피던 꽃들이
내년을 기약하며 하나 둘 사라진 자리에 홀로 남아
가을 하늘 색깔을 닮아 청초하면서도 시린 모습으로 핀 꽃은
용의 쓸개처럼 쓰다는 용담 꽃입니다.
용담은 산에서 자라는 산야초로,
줄기 끝의 잎겨드랑이에 8월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여
10월 까지 청보라 빛 꽃이 피는데
아름다운 꽃보다도 약용식물로 더 많이 알려진 식물입니다.
용담은 뿌리가 하도 쓰다 보니
곰쓸개 보다 더 쓰다하여
상상의 동물인 용 쓸개처럼 쓰다 해 붙여진 이름으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옵니다.
옛날 깊은 산속에 살던 한 나무꾼이
몹시 추운 어느 날 눈 덮인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는데
산토끼 한마리가 눈 속에서 풀뿌리를 캐는 시늉을 하는 것이 보여서
나무꾼은 토끼를 잡으려고 쫒아 갔답니다.
그런데 토끼가 도망가면서
눈 속을 앞발로 헤집던 곳을 살펴보니
가냘픈 줄기에 보라 빛 꽃이 달린 처음 보는 풀이었습니다.
나무꾼은 산신령님이 토끼를 대신하여
신령한 약초를 내려 주신 것 이라고 생각하고,
그 풀의 뿌리를 캐어다가 위장병으로 누워계신 어머님께 달여 드렸더니
신기하게도 어머니는 며칠 뒤에 깨끗하게 병이 나아 건강을 되찾게 되자
나무꾼은 이약초가 산신령이 내려 주신 것이라 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이풀이 마치 용의 쓸개처럼 쓰다고 하여
용담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용담은
맛은 쓰고 성질은 차며, 혈압을 낮추고 간의 열을 내린다 했으며,
뿌리에 많이 들어있는 알칼로이드 성분은 항암, 항염증, 진통작용을 하여
고혈압, 급성간염, 만성위염, 급성중이염, 급성결막염, 항암치료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 흰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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