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이 머문 자리

꽃마당

아름답지는 않지만 은은한 향기가 나는 칡꽃

소석(笑石) 2012. 8. 21. 13:09

알듯 모를듯 하지만 언제 봐도 늘 새롭기만 한 

우리 꽃, 야생화 들이 지천으로 피어

향기를 날리고 아름다움을 뽐내던 봄 산에 비하면,

 

여름 산은 꽃들이 지고 난 자리에 열매가 탐스럽게 영글어 가면서

가을을 기다리고 있는가 하면, 강한 햇볕을 머금고 피는 여름 꽃이 한창인 산기슭에

큰 잎을 달고 주변을 뒤덮고 있는 칡덩굴 사이로 자주색 칡꽃이

아름답지는 않지만 소박한 모습으로 긴 꽃대를 올리고 피고 있습니다.

 

 

 

예전에 칡은 아이들의 간식거리로,

어른들은 주독을 푸는 명약으로,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구황식물로 먹기도 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먹을거리가 많아지고 건강식품이 다양해지면서

칡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 지더니, 

요즘은 칡즙과 칡술이 성인들의 건강식으로 붐을 이루면서 

다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칡은 여름에 뿌리와 꽃을 채취하여 약으로 쓰는데,

꽃을 말린 것을 갈화(葛花), 뿌리를 말린 것을 갈근(葛根)이라고 합니다.

갈화는 장풍(腸風)에 갈근은 치열, 산열, 발한, 해열에 쓰이며,

칡뿌리 생즙은 숙취 해소와 잠이 오지 않을 때 마시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어린잎은 5월에 따서 나물로 먹었으며,

겨울에 뿌리를 캐서 찧은 다음 물에 여러번 담가 앙금을 가라앉혀 만든 녹말(갈분)로

과자나 떡, 국수, 죽, 밥 등을 만들어 먹었다고 합니다.

 

또한 칡은 새끼 대신 끈을 만들거나 갈포라는 직물을 짜는데 이용하였으며,

덩굴은 물건을 담는 삼태기, 광주리, 바구니 등을 만들고,

줄기는 소의 코뚜레나 연장의 자루로 만들어 사용했으며,

잎은 가축의 사료나 퇴비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요즘 들어 칡덩굴이 번식력이 강해 나무 생육에 지장을 주고

미관을 해친다 하여 제거작업을 하고 있지만, 

아주 옛날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덩굴과 뿌리, 줄기, 잎, 꽃에 이르기까지

유용하게 활용되었던 식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