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비꽃
올듯 말듯 머뭇거리던 봄이 잠시 지나치듯이 왔다가
잎눈에 새순을 틔워주고, 꽃눈에는 꽃을 피워 열매를 남겨놓고
그렇게 가버렸습니다.
푸르름이 짙어가고 초여름 햇살이 따가운 어느 날
계절의 변화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어 평소에 자주 다니는
무선산에 올랐습니다.
▲ 벚나무 열매 버찌
연녹색 잎이 한층 짙어가고 있는 산 초입에 들어서자
오늘도 보라색 제비꽃이 언제나 그 자리에서 반갑게 맞이해 주고 있고
만개한 철쭉은 끝물이 되어 그 화려함이 퇴색해 가고 있습니다.
▲ 철쭉
좀 더 오르니 청미래덩굴 꽃이 마지막 꽃을 피우고 있고
일찍 핀 자리에선 연녹색 열매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 청미래덩굴 꽃
▲ 청미래덩굴 열매
이슬을 흠뻑 맞은 분홍색 땅비슬 꽃이
아침 햇살을 받고 반짝이는가 하면,
그 주위에 고사리가 촉촉한 땅울 뚫고 나왔습니다.
▲ 땅비사리꽃
▲ 고사리
산 정상 부근에 다다르자
소나무들이 종족 번식을 위해 암꽃과 수꽃을 피우고
가지 끝에 핀 암꽃이 수꽃이 날려 보내는 송홧가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소나무꽃
정상을 뒤로하고 내려오는데
하얀 눈이 내린듯한 가막살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리고
주위를 환하게 밝혀주고 있습니다.
▲ 가막살나무꽃
산 끝자락에 이르자 등산로 길 주변 풀 섶에
하얗고 노란 야생화 들이 수줍은듯 피어나 보석처럼 반짝이며
오고가는 등산객들을 반기고 있습니다.
▲ 흰젖제비꽃
▲ 야생화
▲ 씀바귀꽃
이렇게 가장 낮은 곳에서 피는 앉은뱅이꽃 제비꽃에서 부터
가장 높은 곳에서 피는 소나무 꽃에 이르기 까지
자연의 순리에 따라 싹을 틔우고, 꽃이 피어나서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자연의 변화에 순응 하면서 제 할 일을 다 하고 있는
숲속의 아름다운 생명체처럼
우리네 삶도 이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 사방오리나무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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