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이 머문 자리

꽃마당

새벽 이슬을 머금은 강아지풀

소석(笑石) 2012. 10. 9. 16:28

 

 

 

 

가슴에는 조그마한 소망의 꿈을 품고, 등에는 온 세상의 어둠을 짊어진채

지난밤을 까맣게 새고 나니 어느 집 닭 울음소리와 함께

낚시터 건너 야트막한 산등성이 위로 새벽 여명이 밝아 오고 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 들에게 새로운 생명의 숨결을 불어 넣어주는

생명의 빛이요, 오늘 하루를 시작하는 희망의 빛 사이로

꼬리를 내린 강아지풀이 보송보송한 솜털에 새벽이슬을 머금고 함초롬히 서있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처럼 순수하고 깨끗한 새벽을 맞으며 서있는 모습에서

그 옛날 누가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지만 강아지처럼 귀엽고,

만져보니 그렇게 탐스럽고 부드러울 수가 없습니다. 

 

 

 

 

 

잔뜩 이슬을 머금은 꽃 이삭을 툭 하고 건드려 보니

푸른 솜털 위로 깃털처럼 사뿐히 내려앉았던

수정 같이 맑고 투명한 이슬방울들이 사방으로 날아 흩어집니다.

 

 

 

 

 

갑자기 동심의 세계로 돌아 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낚시 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강아지풀과 이슬 속에서 놀다 보니

어느새 몽환 속으로 빠지게 했던 물안개도 걷히고

아침 햇살이 온 누리에 퍼지고 있습니다.

 

 

 

 

 

누군가 아침 정적을 깨트립니다.

"이 사람아 뭐 해"

그제야 주위를 둘러보며  

"나는 낚시하러 왔는데" 하면서 동심의 세계에서 깨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