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한 갈대 내음이 물씬 나는 고흥호
▲ 고흥호
지난 5월 중순경
우연한 기회에 찾았던 고흥호가 붕어 터로 살아나고 있는지
중치급 에서 월척급 까지 좋은 조황을 보이자
회원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주중에는 인터넷이나 낚시꾼들의 입소문으로 조황정보를 듣고
주말이 되기를 기다려 달려 가보지만
잔챙이 얼굴만 보고 오는 뒷북치기가 일쑤였는데
오늘(6월 14일)은 다른 낚시꾼들 보다
한발 앞서 좋은 포인트를 찾아서 즐기고 있는
고흥호로 가고 있습니다.
▲ 비룡교 건너 갈대밭
이른 새벽에 출발한 회원들이 있는
경비행장 건너편 갈대밭으로 가기 위해
비룡교를 건너다보니
저멀리 갈대밭 사이로
회원들의 파라솔이 아스라이 보이고,
왼쪽 경비행장 앞 갈대밭에도
다른 낚시꾼들이 드문드문 보입니다.
▲ 경비행장 앞 갈대밭
제방에서 내려다 본 호수는
바람 부는 데로 몸을 맡긴 갈대가
오후의 따가운 햇살에 온몸을 떨며 반짝 거리고 있고,
호수를 거쳐 온 바람에
삭각 대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히면서
풋풋한 갈대 내음이 코끝을 스쳐 지나가자
그저 바라만 보아도 저절로 힐링이 되는 것 같습니다.
▲ 키가 3m가 넘는 갈대밭
제방을 내려서니
키가 3m가 훌쩍 넘는 갈대 사이로
갈대를 베어내서 길을 내고,
4~5평 규모의 공간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는
다혜콩콩님과 붕어사랑님의
땀과 노력 그리고 정성이 듬뿍 담긴
회원들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을 보는 것 같습니다.
▲ 새로 만든 포인트
낚시도 좋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아카시아나무 그늘 아래서
아쭈리님이 준비한 족발에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을 앞에 놓고
그간의 회포도 풀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낮 낚시 조과를 물어 보니
새우 미끼에만 반응을 보이는데
낮이라 그런지 새우도 잘 채집이 되지 않고,
지난주에 비해 씨알이나 조과도 시원치 않다고 합니다.
▲ 족발 한 점에 막걸리 한 사발
오늘은 새우낚시의 진수를 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낚시채비를 쌍바늘에서 외바늘 채비로 바꾸어
2.8칸대 4대, 2.4칸대 4대를 설치하고 나서
오늘 함께한 회원들의 포인트를 둘러보기로 합니다.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호수에 낚시대를 드리우고 강호연파(江湖煙波)를 즐기는
강태공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보이지 않는 물속의 붕어와 사투를 벌이는 중입니다.
▲ 다혜콩콩님
▲ 구름다리님
▲ 아쭈리님
▲ 붕어사랑님
해질 무렵인 오후 7시경
수심이 50cm 정도밖에 안 되는
갈대 언저리에 붙여놓은 찌가 깔짝대더니
쑤욱~ 사라집니다.
새우 미끼 입질은
중후하고 깔끔한 입질인데 반하여
잡어들의 입질처럼 건방지고 지저분합니다.
그렇다고 그냥 놔 둘 수는 없고
살짜기 챔 질을 했더니
7치급이 대롱대롱 매달려 올라옵니다.
▲ 7치급 토종붕어
일 년 중 낮 시간이 가장 길어
무려 14시간 35분이나 된다는 하지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와서 그런지
해는 오후 8시가 다 되어서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고,
▲ 고흥호 들녘 석양
회원들이 자리하고 있는 호수에는
해를 삼켜버린 아름다운 저녁노을이 살포시 내려앉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자
▲ 고흥호 석양
저녁노을에 물들었는지
한 잔 술에 물들었는지는 몰라도
붉게 물든 얼굴에 미소를 가득 머금고
오늘 저녁 화이팅을 외쳐 봅니다.
▲ 풍성한 조과를 기대하며
해가 지면서 잔챙이들이 뛰놀던 수면도
이제는 점점 짙어지는 어둠에 묻혀
서서히 보이지 않게 되자
환상적인 찌 올림!
밤낚시의 묘미는 캐미 끝에서 온다고
캐미 불에 소망을 실어 하나둘 던져 수면을 밝히면서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환상적인 찌 올림을 상상해 봅니다.
▲ 캐미불을 밝히면서
우워엉~ 우워엉~
개굴 개굴 개굴~ ~ ~
호수에서는 황소개구리가,
모내기를 마친 논에서는 개구리가 울어대는 소리에 밤이 깊어가면서
밤하늘에는 별들이,
호수에는 캐미 불만 반짝 이고 있는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보름달이 동쪽 산 위로 얼굴을 삐쭉 내밀고 있습니다.
얼마 후 보름달이 호수를 환하게 비추자
그나마 간간히 이어지던 입질도 뚝 끊어지고
달빛만 가득 합니다.
▲ 고흥호의 보름달
자정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갈대 잎 사이로 흐릿한 얼굴을 내민 보름달이
왠지 처연하게만 느껴지는지
사각~ 사각~
갈대들이 몸을 비비면서
멋스런 춤사위를 보내보지만
달님은 흔들림도 없이 묵묵부답입니다.
▲ 갈대와 보름달
새벽 5시경
어슴푸레한 빛이 어둠사이로 스며들자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생각하며
꿈에서 깨어납니다.
▲ 어둠에서 깨어나는 고흥호
새벽 여명!
여명의 붉은 빛이 하늘과 호수를 물들이며
아침을 열고 있습니다.
점점 여명이 밝아 오면서
지난 밤을 밝혀주던 캐미 불이 아스라이 사라지자
찌 놀림을 육안으로 확인 할 수가 없습니다.
▲ 고흥호의 새벽 여명
정면에서 떠오르는 아침 해 때문에
눈을 뜰 수가 없지만
소강상태를 보이던 입질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갈대 수초 쪽으로 바짝 붙인
2.4칸 대에 입질이 들어오더니
8치급이 낚여 올라옵니다.
▲ 8치급 토종붕어
아침 9시가 되면서 입질은 깜깜 무소식이고,
기온이 많이 오르자 입질이 없던 2,8칸 5대는 접어버리고
2.4칸 3대만 집중을 해 보지만
잡어들의 입질 속에서
그나마 7~8치급 2수를 하고나서
고흥호에서 1박 2일 동안의 출조를 접습니다.
▲ 2.4칸 3대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지난주 까지만 해도
월척급이 곧잘 낚였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월척을 보지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고흥호는 지금 배수 중이라고 합니다.
▲ 씨알은 좋은데
보기에 어떻습니까?
여름철 낚시도 즐기고,
피서지로서 안성맞춤입니다.
아카시아나무 그늘 아래서
호수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맛난 점심도 먹고, 낮잠도 자고, 이야기도 하면서 놀다가
밤이 되면 낚시를 즐기고 싶지 않습니까?
▲ 아카시아나무 그늘에서 바라본 고흥호
▲ 아카시아나무 아래 쉼터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불 수 있는 꽃으로
계란 프라이와 꼭 닮아서 계란 꽃이라고도 부르는
개망초 꽃입니다.
개망초는 아프리카에서 강제로 미국으로 끌려와
오랜 동안 비참한 노예생활을 했던
흑인들의 꽃으로 유명하며,
한일합방 당시 철도 침목에 따라 들어와
전국 곳곳으로 퍼져 나가면서 나라 잃은 슬픔을 짊어지는 꽃이 되었다 하여
사람들은 망국의 한을 이 해맑은 꽃에 투영하여
개망초 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 개망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