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릿광대를 닮은 광대나물꽃
재주를 부리는 어릿광대를 닮았다는 광대나물꽃,
닮은 점을 찾아보려고 요리조리 살펴봐도
가느다란 줄기 마디를 둘러싼 둥근 모양을 한 잎겨드랑이에
볼품없는 보라색 꽃만 삐쭉 삐쭉 나와 있습니다.
지난 달 2월초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나서
잠깐 기온이 오르자 양지쪽 밭 언저리에
봄까치꽃(큰개불알꽃)과 함께 피기 시작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들꽃으로,
그때는 기다리던 봄은 이제 오려나 하면서
따뜻한 봄이 그리워 일찍 모습을 드러낸 봄의 전령사에게
반갑다 인사만 하고 지나쳤는데
오늘은 자세를 낮추고 자세히 들여다보았습니다.
볼품없는 들꽃으로만 알았는데
서로 잘났다고 솜털이 보송보송한 고개를 쑥 내밀고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귀엽고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 버렸습니다.
가늘고 긴 줄기에 둥근 잎으로 층을 이루고,
한 다리는 줄 위에 딛고 한 다리는 몸을 젖힌 수평의 묘기를 하고 있는
광대 모양의 꽃이라 하여 광대나물 이라고 하며,
다른 이름으로는
길쭉한 꽃 모양이 코를 후빌 때 따라 나오는
코딱지를 닮았다 하여 코딱지나물 이라고도 부르고,
꽃잎이 윗입술과 아래 입술을 벌린
입술모양 이라고 하여
순형화(盾形花) 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작년 모 방송에서 방영한
2009년 유네스코 무형유산으로 등재된
멕시코의 태양신을 향한 전통의식인 "볼라도레스"가 생각납니다.
보기에도 아찔한 약 300m 기둥 꼭대기에서
한사람은 악기를 연주하고, 네 사람은 그 기둥에 매달려
무려 총 52바퀴를 돌며 공중곡예를 펼치기 위해
꼭대기 탑에 모여 있는 모습이 연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