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봄꽃으로 물들어 간다
봄 색깔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일요일(3월 17일) 입니다.
산이 멀리서 바라보면 신선이 춤을 추는 형상이라는
무선산(217m)에 오르기 위해
아침 일찍 가벼운 옷차림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산 초입에 위치한 여선중학교에 도착하니
담장에 군락을 이룬 개나리가 길게 늘어뜨린 가지에
노란별을 총총히 달고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 샛노란 개나리꽃
산길로 들어서자
봄기운에 풀과 나무가 깨어나고 있는 숲은
고요함 속에서 새순이 돋아나고 꽃을 피우기 위한
소리 없는 아우성 속에서
맨 먼저 꽃눈을 틔운 진달래가
자주색 꽃망울을 하나 둘 터뜨리고
여기저기에 연분홍색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 연분홍빛 진달래꽃
사방녹화를 위해 산비탈에 심어진 사방오리나무는
씨앗은 바람에 날아가고 빈껍데기만 남은
볼품없는 작은 솔방울처럼 생긴 까만 열매를 달고서
겨울동안 위로 향해 있던 수꽃이삭은 꽃이 피면서 아래로 늘어지고
수꽃보다 작은 암꽃이삭과 잎눈은
황갈색 표피에 쌓여있던 껍질을 뚫고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 사방오리나무 꽃과 잎눈
산 중턱을 지나 등에 땀이 베어날 무렵
잡목나무 앙상한 가지사이로
노란 꽃이 점점이 보입니다.
가시덤불을 헤치고 가까이 다가가보니
산수유 꽃이 꽃눈을 틔우고
노오란 황금빛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 황금빛 산수유꽃
지난주 까지만 해도 산 속에 들어서면 솔향기가 났었는데
이곳저곳에서 구리한 냄새가 납니다.
이는 꽃이 피면 악취를 풍기는 사스레피나무가 주범으로
구리한 냄새 때문에 벌이 아닌 파리를 불러들이나
그 향기는 공기를 정화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합니다.
▲ 작고 하얀꽃을 올망졸망 피우는 사스레피나무
산 정상을 뒤로하고 체력단련 시설이 있는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 한 모금에 목을 축이고 내려오는 길에는
불교에서는 활짝 핀 꽃의 자태가
연꽃을 닮았다하여 나무에 핀 연꽃이이라는 목련이
북쪽을 향해 피어 있고,
▲ 학이 날아와 앉은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 목련꽃
다른 벚나무들은 한껏 꽃망울이 부풀어 오르고 있지만
산벚꽃 두 그루가 일찍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개화를 시작 했습니다.
▲ 개화를 한 산벚꽃
이곳은 무릉도원이 따로 없습니다.
봄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매화농장에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꿀벌들이 꽃들을 넘나들며 꿀을 찾고 있고,
포근한 날씨에 산을 찾은 등산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으며,
▲ 무선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매화농장
매화나무 아래에는 제비꽃, 큰개불알꽃, 민들레꽃 등
봄꽃들이 지천으로 피었습니다.
▲ 제비꽃
▲ 큰개불알꽃
▲ 민들레꽃
지난해 겨울부터 피기 시작한 동백꽃은
봄꽃들이 개화를 시작하자
빨갛게 멍이 들어 봉오리 째 툭 떨어져 나뒹굴기 시작 합니다.
그렇지만 동백꽃은 봉오리 째 떨어지기 때문에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꽃이며,
떨어진 꽃잎은 다시 동백차로 화려하게 변신을 합니다.
▲ 동백꽃
봄이 왔는가 하면 어느새 봄날은 가고 맙니다.
푸른 바다 넘실대고, 도다리 쑥국이 입맛을 돋구어주는 "여수로"
봄 마중 하러 떠나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