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마당

하얀 별이 내려 앉은 으아리꽃

소석(笑石) 2012. 9. 5. 10:56

 

 

 

   ▲ 순백색의 청초한 으아리꽃

 

너는 어찌하여 하고많은 이름 중에 "으라리"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느냐?

천삼(天蔘), 선인초(仙人草)라는 다른 이름도 있는데,

거기다 비슷한 꽃으로 "사위질빵", "할미밀방" 또한  갈수록 으아 해 집니다.

 

으아리는 우리나라 전역의 산기슭이나 길가, 풀밭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덩굴성 식물로, 줄기가 길게 자라나서 덩굴로 변하여

주변의 수목에 기대거나 감고 올라 가다가 자리를 잡고 꽃을 피웁니다.

 

꽃은 줄기 끝이나 매끈한 타원형의 잎겨드랑이에 흰색으로 피고,

꽃잎은 없으나 꽃처럼 보이는 4~5개의 꽃받침과 여러 개의 수술과 암술을 달고 있으며,

열매는 수과로서 달걀 모양 으로 9월에 익는데

털이 난 암술대가 꼬리처럼 달려있어 바람을 타고 돌아다니다 후손을 퍼뜨립니다.

 

 

   ▲ 꽃망울을 터뜨렸다면 하얀 별이 쏟아졌을 텐데 - - -

 

사람은 진짜를 보여 준다고 하고는 가짜를 주지만,

꽃은 가짜를 보여 준 다음 진짜를 준다고 합니다.

 

가운데 꽃이 별로 눈에 띄지를 않아 가장자리에 꽃받침으로 헛꽃을 다는 "산수국"이나

작은 꽃잎 2장을 갖고 있어 헛수술을 다는 "닭의장풀"처럼

하늘을 향해 수술처럼 올라간 작은 꽃으로는

벌과 나비를 유인하여 수분(꽃가루받이)을 하기가 쉽지 않아

꽃받침이 꽃처럼 보이게 하는 놀라운 변신을 했다고 합니다.

 

 

   ▲ 헛꽃을 달고 나비와 벌을 불러 들이는 으아리꽃

 

 

으아리는 사위질빵 이나 할미밀방과 같은 미나리아제비과에 속하는

다년생 덩굴식물로 잎, 꽃, 열매 등 생김새가 조금씩 다르지만

꽃 모양이 비슷해서 얼른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으라리는 꽃잎은 없고, 순백의 하얀 꽃받침 4~5장이 펼쳐지며,

가운데 수술이 모여 있는 형태이고, 잎은 매끈한 타원형 입니다.

 

사위질빵은 꽃받침이 4장으로 수술이 길고 수북하여 전체적으로 퍼지며,

잎은 큰 톱니모양으로 길게 갈라집니다.

 

할미밀방은 사위질빵과 꽃 모양과 잎 모양이 비슷하지만

꽃받침이 5장 이상으로 꽃받침 수가 다르고 

수술이 꽃을 꽉 채울 만큼 넓고 수북하게 퍼집니다. 

 

 

   ▲ 하얀 폭죽을 터뜨린 것 같은 으아리꽃

 

옛날 농가에서는 칡덩굴, 인동덩굴, 다래덩굴, 댕댕이덩굴 등을 잘라서

지게 끈으로 많이 사용했는데 사위질빵은 으아리와 할미밀방에 비해

줄기만큼은 굵은데도 쉽게 끊어졌다고 합니다.

 

사위 사랑은 장모 사랑이라고,

사위 사랑이 남 달랐던 어느 장모가 산에 나무를 하러 가면 사위가 힘들까봐

사위는 사위질빵으로 짐을 지게 하여 나무를 많이 지지 못하게 하고,

장모는 사위보다 더 질긴 할미밀방으로 사위보다 더 많은 나무 짐을 지었다 하여

사위질빵과 할미밀방으로 이름을 지었으며,

 

그런데 어느 날 장모가 사위 에게 사위질빵인 줄 알고 덩굴을 끊어 주었는데,

사위질빵 보다 더 질긴 다른 덩굴로 장모보다 훨씬 더 많은 짐을 진 것을 보고,

으아 ~ 하고 놀랬다 하여 그 덩굴이 "으라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 꽃 보다는 줄기의 성질에 비유해 이름을 갖고 있는 의아리꽃

 

으아리는 다른 이름으로 고추나물, 선인초, 천삼, 마음가리나물 이라고도 하며,

옛날 중국에서는 "사지가 마비된 중풍 환자가 뿌리를 달여 먹고 걸어 다닐 수 있도록 완쾌 되었다." 하여

뿌리를 약의 성질이 위엄이 있고, 신선과 같이 영엄하여 위령선(威靈仙)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한방에서는 지상부를 여위라고 하여 사리, 탈항, 간질, 말라리아, 임산부 부종,

곽란, 설사 등을 치료하는데 사용했으며, 줄기와 뿌리는 천식, 기침, 이뇨제, 파상풍 등에

약용 하였고, 어린잎은 식용 하는데 유독성분이 들어있어 반드시 삶아 우려낸 후

목나물로 만들어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 뿌리를 "위령선"이라고 부르는 으아리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