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주위에 “밴댕이 소갈머리”같은 놈 참 많습니다.
맛있는 밴댕이에게 그런 말이 붙었는지 모르겠지만 사람이라면 무지하게 서운해
할 것 같습니다. 밴댕이 속보다 작은 창자를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말입니다.
“밴댕이”는 속이 좁아 내장이 거의 없는 것 같으며, 성질이 무지하게 급하여 그물이나
낚시바늘에 걸리면 자기 화에 못이겨 그 자리에서 바로 죽어버립니다.
“소갈머리”는 마음이나 속 생각을 낮잡아 이르는 말 입니다.
고로 “밴댕이 소갈머리”란 말은 흔히 속이 좁고, 너그럽지 못한 사람을 이를 때
씁니다.
▲ 밴댕이 회
밴댕이는 「난호어목지」에는 「본초강목」에 보이는 늑어(勒魚)를 소개하고,
이 늑어가 우리나라의 소어(蘇魚)라고 합니다.
이를 한글로 반딩이라고 기재하고 있으며 그 것이 변해서 밴딩이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증보산림경제」에는 소어탕과 구이가 모두 맛이 있고 회로 만들면 맛이 준치보다
낫다고 하였으며, 또 단오 후에 소금에 담그고 겨울에 초를 가하여 먹으면 맛이
좋다고 하였습니다.
밴댕이 젓은 진미의 하나로 취급되어 진상품이나 공산품으로 쓰였으며, 조선시대에는
밴댕이의 진공을 관장하던 소어소라는 사옹원의 직소도 있었습니다.
「나중일기」 을미년 5월 21일 조를 보면 이순신은 밴댕이 젓을 전복 및 어란과
함께 어머니께 보냈다고 적고 있습니다.
▲ 밴댕이 젓
“오월 사리에 잡은 밴댕이는 농어 하고도 안 바꾼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음력
오뉴월에 잡히는 배댕이는 씨알이 굵고, 기름기가 많아서 회로 먹어도 좋고,
구이나 매운탕을 해 먹어도 맛이 뛰어 나다고 합니다.
▲ 밴댕이 무침
우리는 흔히 밴댕이를 젓갈이나 말린 것을 디포리 라고 하는데 이 것을 국물을 낼 때
쓰는 것으로만 알고 있습니다.
10여년전 까지만 해도 뱃사람만 횟감으로 먹었지만 지금은 냉동.냉장기술 발달로
일반사람도 횟감으로 먹고 있답니다.
▲ 밴댕이 회, 무침, 구이
강화도 특산물 밴댕이 회로 먹으면 기가 막히다고 하는데,
오뉴월 밴댕이 대체 어떤 맛 일까요?
금년에는 틀렸고 내년에는 한 번 먹으러 가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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